
[더퍼블릭=안은혜 기자]미국발 관세 영향 등으로 반도체 업황에 부정적 견해를 보였던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가 5개월 만에 정반대의 분석을 내놨다.
모건스탠리가 최선호주로 꼽은 삼성전자 주가 상승에 증권가는 일제히 목표주가를 상향했고, "구조대가 왔다"며 환호하는 주주들은 "버틸까 말까"를 고민하고 있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번주 증시 상승세를 이끄는 건 삼성전자를 비롯한 반도체주다. 이번 주가 상승의 촉매는 모건스탠리의 낙관적 분석이었다.
반도체 업황에 부정적 견해를 보여왔던 모건스탠리는 21일(현지 시간) 발표한 '메모리 슈퍼사이클' 보고서에서 한국 반도체 산업에 대한 투자 의견을 기존 '시장 평균 수준(in-line)'에서 '매력적(attractive)'으로 상향 조정했다.
모건스탠리는 보고서를 통해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둘러싼 기회가 업계 전반의 성장률을 상회하고 있으며, 인공지능(AI) 서버와 모바일 D램 수요 확대에 따라 범용 메모리 가격 상승세도 탄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급 부족이 전방위적으로 심화되고 있으며, 메모리 산업은 2027년경 정점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앞서 모건스탠리는 '겨울이 다가온다(Winter Looms)'와 '빙산이 다가온다(The Iceberg Looms)'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반도체 시장에 대한 부정적 전망을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5개월 만에 긍정론으로 돌아서며 기존 전망 기조를 뒤집었다. 특히 전날 삼성전자 순매수 상위 창구에서는 모건스탠리가 약 253만주를 사들이며 1위를 차지했다.
모건스탠리는 삼성전자에 대해서는 '최선호주(Top Pick)' 의견을 유지하며, 목표주가를 기존 8만6000원에서 9만6000원으로 12% 올렸다. 국내 증권사들도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잇따라 상향하고 있다.
가장 높은 목표가를 제시한 미래에셋증권은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11만1000원으로 봤다.
국내 주식 투자자 3명 중 1명은 갖고 있다는 국민주 삼성전자 주가는 9월 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왔다. 전날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4.77%(3800원) 오른 8만3500원에 마감했다. 주가는 장중 한때 9만100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삼성전자 주가가 이달 들어서만 21.5% 급등하자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드디어 구조대가 도착했다"는 환호성이 쏟아지고 있다. ‘구조대’는 자신이 매수한 주가 위로 주가가 올라 수익권에 진입했을 때 투자자들이 쓰는 은어다.
실제 NH투자증권 집계에 따르면 7월1일 기준(평균 매입 가격 6만8900원) 삼성전자 주식을 보유한 이 회사 고객 73만명 가운데 수익을 내던 투자자는 23.2%에 불과했다.
당일 종가(6만200원)와 1인당 평균 보유 주식 수(145주)를 감안하면 1인당 평균 127만 원의 손실을 봤다. 하지만 이달 들어 상황은 급변했다. 19일 기준 수익을 보는 투자자 비율은 82.3%까지 뛰었고, 1인당 평균 131만 원의 평가 이익을 내고 있었다.
AI 반도체 핵심 부품인 HBM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수혜를 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삼성전자는 최근 엔비디아로부터 HBM3E 12단 제품의 품질 테스트를 통과해 향후 점유율을 확대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수세도 한 몫한다. 9월 들어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4조 원 가까이 순매수하며 주가를 밀어올리고 있다. 다만,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이 1390원대에 머무는 점은 부담 요인이다. 환율이 더 오를 경우 외국인 입장에서는 환차손이 발생해 매도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퍼블릭 / 안은혜 기자 weme35@thepubli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