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승복선언 없는 이재명+천막당사 예고 민주당...불복‧폭동 조장하는 빌드업?

[심층분석]승복선언 없는 이재명+천막당사 예고 민주당...불복‧폭동 조장하는 빌드업?

  • 기자명 최얼 기자
  • 입력 2025.03.23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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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13년만에천막당사 예고...박찬대 "尹파면될때까지"
국힘, 野천막당사 예고에 비판...권성동 "불복 위한 빌드업?"
아직도 승복선언 없는 이재명...박근혜 땐 "불복선언"
아직도 승복선언 없는 이재명...李지지자들은 최상목 체포조 '운운'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더퍼블릭=최얼 기자]더불어민주당이 12년 만에 천막당사를 다시 세운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23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민주당은 내일부터 광화문에 천막당사를 설치해 운영한다”며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파면을 선고할 때까지 광장에서 국민과 함께 싸우겠다. 광화문 천막당사를 내란수괴 파면과 대한민국 정상화의 거점으로 삼겠다”고 말하면서다.

박 원내대표는 간담회에서 “12·3 내란사태 발발 111일째, 국회가 탄핵소추안을 가결한 지 100일째, 헌법재판소가 탄핵심판 변론을 종결한 지 27일째 되는 날”이라며 “헌재 선고가 늦어지면서 국민 불안과 사회 혼란이 가중되고 있고 경제 피해도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헌정질서와 민주주의 수호라는 헌법재판소의 책무를 회피하지 말고 단호하게 결정을 내릴 때”라며 “당장, 25일에라도 파면 결정을 내리길 촉구한다”라고도 덧붙였다. 그러면서 25일로 날짜를 특정한 이유에 대해 “24일에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심판 선고가 있으니 현실적으로 윤 대통령 선고까지 이뤄지기는 어렵다. 이를 감안해 최대한 빨리 선고해달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민주당 천막당사는 2013년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의혹 규명을 요구하던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 대표 때 이후 처음이다. 지난 11일 윤석열 대통령 석방에 반발하며 설치한 당 천막농성장을 확대해 헌재 압박 수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24일 현판식에 이어 최고위원회의·원내대책회의·정책조정회의 등 지도부 공개회의를 매일 천막당사에서 진행한다. 이에 따라 ‘앞으로 탄핵 인용 시까지 사전 비공개 최고위를 국회 본청 당 대표실에서 오전 9시에, 공개 최고위를 천막당사에서 오전 10시 30분에 각각 진행한다’는 공지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박찬대 원내대표가 19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부근 광화문 민주당 천막농성장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박찬대 원내대표가 19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부근 광화문 민주당 천막농성장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연합뉴스)

하지만 헌재 선고가 기약 없이 늦어지면서 민주당 지도부의 발언수위가 높아지고 있는 분위기다. 국회의원 전원 명의로 헌재의 신속 선고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추진하기로 하고 이날 국회의장실에 ‘다음 본회의(27일) 이전에 전원위원회를 개최해달라’고 요구했다.

박 원내대표는 “국회법상 재적의원 4분의 1 이상이 요구하면 국회의원 전원이 모여 주요 의안을 심사할 수 있다”며 “구속력은 없지만 헌재 선고에 상당한 호소력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전원위에 반발할 경우, 내란 동조 세력이란 프레임을 씌우려는 의도로 비춰지는 대목이다.

게다가 민주당은 최근 시민사회·노조 등 재야 세력과의 연대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25일에는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의 ‘트랙터 상경 집회’에, 26일에는 한국노총 대표자 결의대회에, 27일에는 민주노총 총파업 사전대회에 민주당 의원들이 참석하거나 발언대에 오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모두 윤 대통령 신속 파면을 촉구하는 행사다.

국민의힘은 이에 “정당 차원의 정략적 장외 집회를 중단하라”고 비판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3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민주당이 탄핵 선고를 25일로, 민주노총이 총파업 최후통첩 날짜를 26일로 정한 건 대한민국 사법 시계를 이재명 한 사람에게 맞추라는 협잡”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윤 대통령) 탄핵 기각이나 각하가 나올 경우 불복 빌드업(준비) 차원에서 천막당사를 설치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천막당사 설치 자체가 헌재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해치는 행위”라고도 했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참고로 민주당은 아직까지 당대표 입에서 헌재 승복선언을 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아직까지 공개적으로 헌법재판소 선거를 승복하겠다는 선언을 하지 않고 있다.

이 대표는 성남시장 시절이던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선고를 앞두고 헌재를 압박하고 판결에 불복하겠다는 발언을 수차례 했다. 당시 이 대표는 당내 유력대선주자였던 문재인 전 대통령이 승복하겠다는 입장을 내자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문제는 현재 민주당 지지층 사이에서는 헌법재판소 판결에 대한 불복을 우려할만한 모습들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지난 10일 극좌유튜브 방송 ‘사장 남천동’에 출연한 유튜버 들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이 기각된다면 총을 구비하겠다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이 대표와 대장동개발사업 비리혐의로 엮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은 이 대표가 절대 자신이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승복하지 않을 것이란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요즘 언론에서 헌재 탄핵심판에 대한 승복에 대한 메시지가 나오고 있다”며 “좌파들은 자기들이 원하는 결과가 나오면 받아드릴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승복하지 않을 것이다”고 전했다.

유 전 본부장은 불복의 예시로, 이재명 대표가 19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한 발언을 들었다. 이 대표는 당시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을 단행하지 않는 것을 문제삼아, “몸조심하길 바란다”,“누구든 현행범으로 체포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듣던 중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듣던 중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연합뉴스)

이후 이재명 대표 지지자 커뮤니티에서는 <우리도 최상목 체포조를 만들어야 하지 않나요...>라는 글까지 올라왔다. 즉, 윤 대통령 탄핵선고를 앞두고 이재명 대표의 극단적인 발언에 의해 정치권의 긴장상태가 더욱 깊어지는 모양새라는 것.

이에 정치권에서는 이재명 대표의 승복선언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제기된다. 그럼에도 민주당에서는 헌재 재판승복이 너무나도 당연한 터라, 이 대표의 공개적인 선언까지는 필요없다는 ‘아전인수’식 견해만 난무하는 상황.

신현영 의원은 18일 TV조선 방송 신통방통에 출연, ‘국민의힘은 당 차원에서 승복선언을 했는데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은 왜 하지않느냐’는 질의에 “(승복이)너무 당연하기 때문이다. 이걸 공식적으로 선언한다는게 어떤 의미인지 모르겠다. 민주당은 여태 다른 탄핵안이 기각되더라도 한 마디 안하고 있지 않느냐”라고 전했다.

결국 ▲민주당이 천막당사를 운영하겠다고 언급한 점 ▲이재명 대표가 당내 극단적인 발언에도 승복선언을 하지않는 점 등은 자칫 지지자들의 폭동과 분열을 가중시킬 수 있는 요인으로 비춰진다는 것이다.

친명 커뮤니티에 올라온 최상목 체포조게시글
친명 커뮤니티에 올라온 최상목 체포조게시글

 

더퍼블릭 / 최얼 기자 chldjf1212@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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