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증가 속도 ‘감소’…정부 약발 통했나 vs 추석 연휴 낀 일시적 착시 ‘분분’

가계대출 증가 속도 ‘감소’…정부 약발 통했나 vs 추석 연휴 낀 일시적 착시 ‘분분’

  • 기자명 김미희 기자
  • 입력 2024.09.23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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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김미희 기자]이달 들어 가계대출 증가 속도가 감소하면서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에 시선이 쏠린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19일 현재 가계대출 잔액은 728조869억원으로 8월 말(725조3천642억원)보다 2조7227억원 늘었다.

2020년 11월(+9조4195억원) 이후 3년 9개월 만에 가장 컸던 8월 증가 폭(+9조6259억원)의 약 27% 수준이다.

한 달의 약 3분의 2가 지난 시점인 만큼, 산술적으로는 현재 증가 속도대로라면 이달 전체 증가액은 많아야 약 4조1000억원 정도로 예상된다.

이는 8월의 절반 이하(약 43%) 수준이고, 5개월 전인 4월(+4조4346억원)과 비슷한 증가 폭이다.

가계대출 종류별로는 최근 가계대출 급증세를 이끄는 주택담보대출이 19일 사이 2조6551억원 불었다. 역시 나머지 열흘 동안 이 추세가 유지된다면, 한 달 증가액은 약 4조원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8월 전체 증가액(+8조9115억원)의 45%에 불과하다.

또 ‘영끌’ 추이가 가장 직접적으로 반영된 주택담보대출 신규 취급액 증가세도 주춤해졌다.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NH농협)에서 이달 들어 19일까지 새로 취급된 주택구입 목적 개별 주택담보대출 총액은 3조425억원으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1601억원 규모로, 8월(2491억원)의 64% 수준이다. 추석 연휴 사흘(16∼18일)을 뺀 16일을 기준으로도 1일 평균 1902억원에 불과하다. 이는 반년 전 3월의 4대 은행 하루 평균 증가 폭(1944억원)과 비슷하다.

이처럼 은행권은 가계대출 증가 속도가 더뎌진 이유로 긴 연휴, 이달부터 시행된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1주택 보유자의 수도권 주택구입자금까지 막은 은행 자체 가계대출 억제 조치 등을 꼽고 있다.

이에 따라 그간 부동산 가격 상승과 이로 인한 가계 대출 증가에 ‘우려’ 표시를 하던 한국은행의 기조가 바뀔지 주목된다.

앞서 지난 19일(한국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기준금리를 0.5%포인트(p)나 한꺼번에 낮추는 ‘빅컷’을 단행하자, 시장 일각에서는 다음 달 11일 한은도 피벗(통화정책 전환)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다만, 아직 안도하기에는 이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연휴 등의 효과가 뒤섞여 집값과 가계부채 안정세를 판단하기에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한 만큼, 10월보다는 11월 인하를 점치는 견해도 여전히 많다.

특히 이달에는 주말까지 닷새에 이르는 추석 연휴가 끼어 주택 거래나 가계대출이 일시적으로 소강 상태였던 만큼 추세를 더 지켜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무엇보다 미국의 피벗으로 시장금리가 더 낮아지고, 이에 따라 대출금리도 추가 하락할 경우 가계대출과 집값을 잡기가 갈수록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장현상 KB국민은행 자본시장사업그룹 이코노미스트는 “다음 달 11일 열리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까지 가계대출 둔화를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하다”며 “(인하) 소수의견을 우선 내고, 가계대출 증가 규모가 줄어드는 것을 확인한 뒤 11월 피벗에 나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더퍼블릭 / 김미희 기자 thepublic3151@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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