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정책 기조 긴축→완화 돌아선 美 연준, 한국은행 금리 인하 ‘압박’ 더 거세지나…집값, 가계부채 ‘뇌관’ 남아

통화정책 기조 긴축→완화 돌아선 美 연준, 한국은행 금리 인하 ‘압박’ 더 거세지나…집값, 가계부채 ‘뇌관’ 남아

  • 기자명 김미희 기자
  • 입력 2024.09.19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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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김미희 기자]미국이 마침내 금리 인하에 나섰다. 이에 따라 글로벌 금리 인하 시대가 본격화된 것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17∼18일(현지시간) 열린 FOMC 정례회의에서 정책금리(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5.25∼5.50%에서 4.75∼5.0%로 0.5%포인트(p) 낮췄다.

파월 의장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직후 연 기자회견에서 빅컷을 고려하고 있다고 시사하지 않은 채 빅컷을 단행한 배경에 관한 질문에 “지난 회의 이후 많은 지표가 추가됐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7월 회의 이후) 7월 및 8월 고용 보고서가 나왔고, 2건의 인플레이션 보고서가 나왔다”며 “또한 고용지표가 인위적으로 높게 나타났고 향후 하향 조정될 것임을 시사하는 보고서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이들 지표를 모두 취합해 (FOMC를 앞둔) 묵언 기간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했고, 이번 (빅컷) 결정이 우리가 봉사하는 국민과 미 경제를 위해 옳은 일이라고 결론지었다”라고 말했다. 또 향후 금리인하 속도 전망에 관한 질의엔 “경제전망 요약(SEP)에는 FOMC가 서두르고(rush) 있다는 내용이 없다”라고 말했다.

이같은 연준의 금리 인하는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당시였던 2020년 3월 이후 처음으로, 사실상 4년 반 만에 글로벌 경제·금융을 좌우하는 미국의 통화정책 기조가 긴축에서 완화로 돌아섰다.

이에 전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이 본격적으로 연준의 통화정책 보조에 발맞출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한국은행이 이에 동조할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아직 우리나라는 부동산 시장 상황과 이로 인한 가계대출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관망하는 형국이다.

앞서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22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후 기준금리를 연 3.5%로 동결한다고 발표하며 물가만 보면 인하 요건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또, 위원 4명이 3개월 내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자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다만 지난 10일 공개된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위원들은 집값 상승과 가계대출 증가에 관해 우려를 내비쳤다. 특히 잘못된 시그널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가장 큰 것으로 분석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은행은 미국 연준의 빅컷으로 인해 금리 인하 압박에 놓일 것으로 보인다. 이미 정부 여당을 중심으로 기준금리를 낮춰야 한다는 압박에 놓인 상황에서 미국이 빅컷을 단행한 만큼 금리 인하 압박이 더 커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은 또한 피벗의 가장 큰 전제 조건인 물가 안정에 대해서는 일정 부분 금리 인하 요건을 갖췄다는 설명이다.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는 19일 “미국 통화정책의 피벗(기조 전환)이 외환시장 변동성 완화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되고, 향후 국내 경기·물가·금융안정 여건에 집중해 통화정책을 운용할 수 있는 여력이 커졌다”고 밝혔다.

다만 앞서 한은이 물가 등에서는 이미 금리 인하의 요건을 갖추고 있지만 가계대출 ‘뇌관’이 남아있는 상태에서 금리를 인하해 집값을 자극할 수 있다는 판단은 여전히 유효한 것으로 보인다.

9월 말∼10월 초까지 가계대출 관련 지표에 뚜렷한 감소세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줄곧 집값으로 인한 가계대출 증가 현상에 대해 우려가 큰 만큼 10월경에 ‘피벗’에 나서기는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더퍼블릭 / 김미희 기자 thepublic3151@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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