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퍼블릭=김미희 기자]정부가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시행을 7월에서 오는 9월로 두 달 연기한 가운데, 서울 아파트 거래량 3년 만에 최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은행은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를 올리는 등 대출 옥죄기에 나섰다. 곳곳에서 가계대출 ‘위험신호’가 나오면서 이를 방어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1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5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계약일 기준)은 지난달 29일까지 신고된 물량이 총 4935건에 달한다. 이는 2021년 5월(5045건) 이후 3년 만에 가장 많은 것이다.
최근 거래량 증가는 기준금리 동결에도 불구하고 4월 이후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3%대로 하락한 영향이 컸다.
주택 공급 부족 우려 속에 아파트 전셋값과 공사비·신규 분양가 상승세가 지속되며 아파트값이 다시 상승세를 타자 시장금리 인하를 틈타 관망하던 매수 심리가 회복세로 돌아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주요 은행들이 주담대 금리를 올리는 등 대출 문턱을 잇달아 높이고 있다. 앞서 금융당국 또한 현장점검을 예고하고 나선 상태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오는 12일부터 주담대 대표상품인 아파트담보대출·우리WON주택담보대출 중 5년 변동(주기형) 상품의 본부조정금리를 0.1%p(포인트) 축소한다.
우대금리 격인 본부조정금리를 축소했다는 것은, 그만큼 대출금리를 올렸다는 뜻이다.
우리전세론(주택보증·전세금안심)과 우리WON전세대출(주택보증) 2년 고정금리 상품의 대출금리도 0.1%p 인상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 총량 관리 목적”이라는 설명이다.
앞서 하나은행이 지난 1일부터 주담대 금리를 최대 0.2%p 인상했으며, KB국민은행도 3일부터 가계 부동산담보대출 금리를 0.13%p 올린 바 있다.
금융당국은 최근 가계대출 증가세에 대해 선제적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하며 오는 15일부터 은행권 현장 점검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지난 2일 임원 회의에서 “성급한 금리인하 기대와 국지적 주택가격 반등에 편승한 무리한 대출 확대는 안정화되던 가계부채 문제를 다시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고 했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 4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총 710조7558억원으로 집계됐다. 6월 말(708조5723억원)과 비교해 4영업일 만에 2조1835억원이나 늘었다.
5대 은행 가계대출은 6월 한 달 새 5조3415억원 급증하면서 2021년 7월(+6조2000억원) 이후 2년 1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뛰었으며, 월초지만 증가 속도가 갈수록 빨라지는 분위기다.
더퍼블릭 / 김미희 기자 thepublic3151@thepubli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