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당시 초저금리가 ‘부메랑’ 됐나…금리 재산정에 ‘영끌족’ 부담 더 커지면서 연체도 늘었다

코로나 당시 초저금리가 ‘부메랑’ 됐나…금리 재산정에 ‘영끌족’ 부담 더 커지면서 연체도 늘었다

  • 기자명 김미희 기자
  • 입력 2025.11.06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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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김미희 기자]지난달 23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2.50%로 유지했다. 6·27, 9·7 대책에도 서울 집값 상승세가 잡히지 않아 10·15 대책까지 나온 상황에서, 섣불리 금리를 낮춰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주택 구입)’과 주택가격에 굳이 ‘유동성’을 제공하기가 어렵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 경제가 약세를 이어가는 가운데에서도 한은 금통위의 이 같은 선택은 부동산 문제가 그만큼 우리 사회의 커다란 문제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은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있지만 이미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연체율이 20개월 연속 0.3%대를 유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준금리 동결 자체가 지난달 23일이라는 점에서 아직 크게 반영되지는 않았지만 과거 영끌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달 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국내은행의 가계대출 연체율도 0.45%로 전월보다 0.02%p 올랐다. 주담대 연체율은 0.30%로 전월 말보다 0.01%p 올랐으며, 주담대를 제외한 신용대출 등 연체율은 0.92%로 0.06%p 올랐다.

6일 아시아경제는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을 인용, 내 은행의 서울 지역 주담대 연체율은 올 들어 1~8월까지 평균 0.35%로 집계됐다.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9년 12월 이후 연간 기준 역대 최고치다. 연평균 연체율은 2020~2022년까지만 해도 0.1%대를 유지했으나 2023년 0.26%로 올라섰고, 지난해에는 0.31%까지 확대됐다.

월별로 보면 2024년 1월(0.32%) 이후 1년8개월째 0.3%대를 이어가고 있다. 연체율 수준은 올 들어 더 악화되는 모습이다. 지난 5월에는 역대 최고 수준인 0.37%를 찍었다. 이후에도 3개월 연속 3.5%대에 머물며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서울이 오르자 전국 기준 주담대 연체율도 같이 상승했다. 전국 주담대 연체율은 8월 기준 0.3%로, 전월(0.29%) 대비 상승 폭이 확대됐다.

연체율은 전체 주담대 중 1개월 이상 원리금 상환이 이뤄지지 않은 대출의 비율을 뜻한다. 서울 지역에서 주담대를 빌린 1000명 중 3~4명은 원금과 이자를 제때 갚지 못해 1개월 이상 밀렸다는 얘기다.

이런 연체율 상승은 2020년 초저금리 주담대가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당시 전 세계가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했는데 이 때 낮은 금리로 주택을 구입한 후폭풍이 금리 인상이 이어지자 부메랑으로 되돌아왔다는 것이다.

당시에는 2020년 당시 2%대의 낮은 금리로 월 이자 부담을 계산해 무리하게 대출을 받은 소위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족’들이 올해 금리를 재산정 받으면서 급격히 늘어난 이자를 감당하기 어려워졌다는 얘기다.

올 들어 주담대 평균 금리는 연 4.03%로, 5년 전인 2020년(2.5%)보다 1.53%포인트 늘었다. 2020년 5억원의 주담대를 2.5%(30년 만기 원리금균등상환 기준)의 금리로 빌렸을 경우 당시에는 월 이자 부담이 약 197만원이었다면, 올해는 237만원(연 4.0% 기준)으로 늘었다.

더퍼블릭 / 김미희 기자 thepublic3151@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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