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퍼블릭=김미희 기자]지난 11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시장이 너무 앞서 나간다고 밝혔지만, 시장이 한국은행의 견제구와는 다르게 집값 폭등이 이어지고 있어 당분간 기준금리 인하를 거론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시장이 조금 너무 앞서가는 것이 아닌가”라며 “그로 인해 주택가격 상승 기대에 큰 역할을 한 것이 아닌가 해서 유심히 바라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금통위원들과 논의해봤는데, 저희가 주택 가격을 직접적으로 조절할 수는 없더라도 한은이 유동성을 과도하게 유입한다거나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해 잘못된 시그널을 줘서 주택가격 상승을 촉발하는 그런 정책 실수는 하지 말아야 한다는 데에 금통위원 모두 공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기대와는 다르게 가계대출은 위험 수준까지 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18일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12조1841억원으로 6월 말(708조5723억원)보다 다시 3조6118억원 늘었다.
이 총재는 긴축 3년만에 ‘금리인하’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차선을 바꾸고 적절한 시기 방향 전환할 상황은 조성됐다. 그러나 외환시장, 수도권 부동산, 가계부채 등 앞에서 달려오는 위협 요인이 많아 언제 전환할지는 불확실하고,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며 전제 조건을 달기는 했지만, 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실제로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2024년 7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9%로 2022년 3월(2.9%) 이후 28개월 만에 2%대 진입했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한 전망이다. 한은의 인플레이션 목표치는 2%로 아직 0.9%포인트의 차이가 있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공공 요금 인상 여파가 남아있고, 장마와 폭우 등 기상여건 악화로 농산물 가격이 올라갈 수 있고 환율이 떨어지지 않아서 변수가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주택가격전망CSI(115)는 지난달보다 7포인트나 올랐다. 이는 2021년 11월(116) 이후 32개월 만에 최고치다. 2021년은 집값이 폭등하던 시기로, 부동산 과열 조짐이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또 7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3.6으로 전월보다 2.7포인트 상승했다. CCSI는 5월 98.4, 6월 100.9 등 3개월 연속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처럼 한은 금통위가 2021년 8월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통화 긴축이 시작된 지 거의 3년 만에 한은에서 공식적으로 처음 나온 금리 인하 검토에 대해 언급했지만 가계 대출이 커지면서 당분간 기준금리 인하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 시장의 기대가 부풀면 부풀수록 인하 시기는 늦춰질 수 있다. 한은과 이 총재가 집값과 가계대출이 지금처럼 급등·급증할 경우 금리를 낮추기 어렵다는 시그널을 보인 바 있어 사실상 금리 인하는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더퍼블릭 / 김미희 기자 thepublic3151@thepubli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