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퍼블릭=안은혜 기자]지난달 전 금융권 가계대출이 전월보다 4조8000억원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은 중도금 대출을 실행한 사업장이 늘어 집단대출이 일시적으로 증가한 영향이라고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주식시장 활황에 '빚투(빚내서 투자)'의 영향이 크다고 지적했다.
1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10월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4조8000억원 증가했다.
주택담보대출이 전월(3조5000원) 대비 증가폭이 축소돼 3조2000억원 증가했다. 나머지는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등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이 1조6000억원 증가했다.
9월 기타대출이 2조4000억원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다. 여기에는 전달 1조6000억원 감소했던 신용대출이 9000억원 증가로 돌아선 것이 큰 영향을 끼쳤다.
가계대출을 업권별로 보면, 은행권은 3조5000억원 증가해 전월( 1조9000억원) 대비 증가 폭이 확대됐다. 제2금융권은 1조3000억원 늘어 전월(-8000억원) 대비 증가세로 전환됐다.
보험(-3000억원→1000억원)과 카드사 등 여신전문회사(-1조1000억원→2000억원) 모두 전월 대비 증가세로 돌아섰고, 농협·신협·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권은 1조1000억원 증가해 전월(1조원)보다 증가 폭이 소폭 늘었다.
저축은행의 가계 대출은 2000억원 감소하면서 전달(-5000억원)보다 감소 폭이 줄었다.
은행 자체 주택담보대출(1조4000억원→1조1000억원)과 정책성 대출(1조원→9000억원)은 증가 폭이 전월 대비 축소됐다. 반면 기타 대출도 1조4000억원 상승해 전월 증가 폭(-5000억원)과 비교하면 1조9000억원이나 증가 폭이 커졌다.
가계 대출 증가세가 커진 것에 대해 금융위원회는 전날 열린 가계부채 점검회의에서 “2금융권 대출이 전월보다 증가했고, 지난달 중도금 대출을 실행한 분양사업장이 증가하면서 집단대출이 일시적으로 증가한 것이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또 10월 가계대출이 전월 대비 증가했지만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연말께 주담대가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 모니터링을 강화키로 했다.
회의를 주재한 신진창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은 "금융권 가계대출은 총량목표 범위 내에서 원활히 관리되고 있으나, 통상 11월은 가계대출 증가세가 확대되는 시기인 만큼, 향후 가계부채 추이를 면밀하게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또 "올해 7월부터 10월까지 은행권 사업자대출 용도외 유용 실태 점검시 위반 사례가 45건 이상 발생했는데, 제2금융권에서도 유사한 문제가 있는 것 아닌지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특히 새마을금고에 대해서도 중앙회 차원에서 개별 금고의 사업자대출 취급 실태를 철저하게 점검해 달라"고 강조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11월 들어 열흘 동안 1조원가량의 신용 대출 증가가 있었던 점을 고려하면 10월에도 빚투가 신용 대출 증가에 끼친 영향이 작다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최근 주식시장에서의 '빚투' 언급은 없었다. 금융당국이 '안이한 생각을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금감원은 이달 내로 제2금융권 사업자대출 현장점검을 마무리하고 연내 대출 회수 조치에 나설 방침이다.
더퍼블릭 / 안은혜 기자 weme35@thepubli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