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대회 대신 추도예배 선택한 尹, ‘소박한 대통령 성품’에 “부담 안주려 참모진‧부목사 일부만 참석”

추모대회 대신 추도예배 선택한 尹, ‘소박한 대통령 성품’에 “부담 안주려 참모진‧부목사 일부만 참석”

  • 기자명 김미희 기자
  • 입력 2023.11.02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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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지난해 오늘은 제가 살면서 가장 큰 슬픔을 가진 날”
유상진 영암교회 담임목사, “ ‘소박한 대통령의 성품’…더 이상 고사할 수 없었다”

[더퍼블릭=김미희 기자]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서울광장에서 29일 열린 ‘이태원 참사 희생자 1주기 시민추모대회’에 대해 ‘정치적 집회’로 규정하고 참석하지 않은 대신, 서울 성북구 영암교회에서 추도 예배를 드렸다. 영암교회는 윤 대통령이 초등학교 1학년∼중학교 1학년까지 다녔던 교회다.

윤 대통령은 추도사에서 “지난해 오늘은 제가 살면서 가장 큰 슬픔을 가진 날”이라며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저와 같은 마음일 것이다. 불의의 사고로 돌아가신 분들의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중한 가족을 잃은 유가족 여러분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예배를 집도한 유상진 담임목사는 ‘즐거워하는 자들과 함께 즐거워하고,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는 로마서 12장 15절을 인용했다고 대통령실 이도운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에서 전했다.

유 목사는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갈등과 증오를 부추기는 것이 아니라 상처 입은 마음을 위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 “지난해 오늘은 제가 살면서 가장 큰 슬픔을 가진 날”

아울러 지난달 29일 오전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고위 당정대 협의회에 참석했던 정부와 당,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들도 추도 예배에 함께했다. 국민의힘에선 김기현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 유의동 정책위의장, 이만희 사무총장, 이양수 원내수석부대표, 박정하 수석대변인, 장동혁 원내대변인이 참석했다.

추모 예배는 영암교회의 1∼3부 예배가 끝난 뒤 별도로 진행됐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신도들과 함께 예배하는 방안도 검토했는데 그렇게 되면 경호 문제로 신도들이 불편해질 수도 있기 때문에 교회 측과 상의해서 신도들이 가시고 조용히 예배를 드리는 것으로 협의가 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윤 대통령의 추도 예배 후 2일 쿠키뉴스 보도에 따르면 교회에서 이를 두고 갈등이 있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2일 쿠키뉴스 보도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의 방문 이후 교회 내 갈등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는 것. 젊은 교인들을 중심으로 정교분리의 원칙을 내세우면서 왜 추도식 예배를 허용해줬느냐는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반대로 종교가 정치적 판단까지 해가면서 추도식 요청을 가려 받는 게 오히려 신앙의 본질을 벗어난 게 아니냐는 반론이 맞서고 있다.

“ ‘소박한 대통령의 성품’…더 이상 고사할 수 없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유상진 영암교회 담임목사는 지난달 31일 쿠키뉴스와 단독 인터뷰에서 “대통령실에서 교회의 반대에도 예배를 강행하듯 밀어부쳤다는 일부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고 일축했다.

한편 유 목사에 따르면 대통령실은 이태원 참사 1주기 이틀 전인 27일 오후 영암교회 측에 추도식 개최를 요구했다. 대통령의 요구에 유 목사는 교회 시설이 일부 공사 중인 만큼 더 큰 교회를 찾길 추천했지만 ‘소박한 대통령의 성품’을 언급하면서 추도식을 부탁하는 요청을 더 이상 고사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 방문 추도 예배에 대한 구체적 논의는 28일 진행됐다.

대통령의 동선은 철저히 보안 사항인 만큼 추도식이 열리는 당일 오전에야 교회 내 장로 몇 명에게만 대통령의 교회 방문 사실을 전했다고도 부연 설명했다.

더퍼블릭 / 김미희 기자 thepublic3151@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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