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퍼블릭 = 최얼 기자] 이준석 전 대표의 징계 사태 및 국민의힘 비대위 전환, 아울러 윤석열 대통령의 저조한 지지율 등의 난재 들이 겹치고 있는 와중에, 조용히 다음 행보를 준비하는 이들이 있다. 차기 대선주자로 거론될 만한 여권 내 주요 인사들이다.
尹 때리기 나선 유승민, 지지율 부침에 당대표론 ‘솔솔’…회의적 시선도 존재

유승민 전 의원은 윤 대통령에게 연일 작심 발언을 하면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그는 지난달 17일 윤 대통령의 취임 100일 기자회견 직후 “이 정권에 대한 국민 지지가 낮은 가장 큰 이유는 대통령 본인”이라며 “대통령의 생각, 말, 태도가 문제”라고 비판했다.
특히 유 전 의원은 윤 대통령을 향해 “비대위 탄생의 원인은 대통령의 ‘내부총질, 체리 따봉문자때문”이라며 “본인의 문자로 이 난리가 났는데 모르쇠로 일관, 배후에서 당을 컨트롤 게 정직하지도 당당하지도 못한 처신”이라고 비난했다. 이준석 전 대표의 징계를 촉구하는 당내 목소리나, 비대위 전환을 두고선 “국민과 민심에 대드는 한심한 짓”이라며 “이 당에 의인 10명이 없단 말이냐”고 따져물었다.
지난해 대선 경선‧경기도지사 경선에서 패배했던 유 전 의원은 정치적 입지가 흔들린다는 평가를 받고 있었는데, 그간 지속됐던 윤 대통령의 지지율 부침에 존재감을 되찾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물론 유 전 의원 스스로 출마의지를 밝힌적 없지만 복수 여당 대표 선호도 조사에서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다만, 당내에선 유승민 회의론도 여전히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대구서 ’훈수정치‘로 존재감 내비치는 洪

홍준표 대구시장은 물리적으론 중앙 정치와 동떨어져 있는 양상이지만, 여당 상황에 대해 웬만한 의원들보다 입장표현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자신이 만든 청년 플랫폼 게시판인 ’청년의꿈‘에서도 거의 매일 들러 게시글을 올리고 짤막한 댓글을 단다.
그는 국민의힘의 새 비대위 전환 시도에 대해서 지난달 1일 “왜 꼼수에 샛길만 찾아가려고 하는지 안타깝다”고 비판했고, 지난달 5일 이 전대표를 겨냥해선 “사사건건 극언으로 대응하는 것은 크나큰 잘못이다. 성숙해서 돌아오라”고 꼬집었다. “한쪽(친윤계)은 오래된 성추문으로 공격하고, 다른쪽(이준석)은 되지도 않는 응석과 칭얼거림으로 대응한다”며 양쪽을 싸잡아 비판하기도 했다.
홍 시장은 윤 대통령의 아내 김건희 여사를 향해서도 “정치한 지 26년이 됐는데 영부인 펜카페가 있다는 소리는 한 번도 듣지못했다”며 “그런 카페는 윤 대통령과 국민을 멀어지게 하고 나라를 어렵게 할 뿐이니 해산하라”고 꼬집었다.
일각에서는 홍 시장의 행보에 대해 “대권 도전의 꿈을 접지 않은 홍 시장이 중앙 정치 이슈만 터지면 몸이 근질근질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폭우 피해 등 시정 집중행보 나선 오세훈…여의도 정치, 안테나 세운다는 후문도

유 전 의원과 홍 시장이 정치적 발언으로 존재감을 부각 시킨다면, 오세훈 서울시장은 민생현안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오 시장은 추석을 앞둔 지난 5~6일 태풍 힌남노 대응을 위해 서울시청에서 철야 근무를 자처했다. 지난달 8일 서울 강남 등지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져 피해가 속출한 터라, 태풍을 앞두고 시청에 긴장감이 흘렀던 것으로 전해진다.
오 시장은 인터뷰 등에서 국민의힘 내홍 사태에 대한 질문을 받고 “안타깝다”는 짤막한 답변을 한 게 정치적 언급이 전부일 정도로 현안에 집중한다는 평가를 받고있지만, 여당 의원들과 종종 식사를 하는 등 여전히 여의도 정치에 안테나를 세우고 있다는 후문도 정치권에서 나타나고 있다.
오 시장은 이 전 대표 징계 국면에서는 몇 차례 입장을 냈다. 당 윤리위의 징계안 처리를 앞둔 7월 “이 대표가 중도 사퇴하는 일이 벌어진다면 득보다 실이 더 많을 것”이라고 주장했고, 지난달 18일에는 “(이 전 대표에게) 조금 참아야 한다고 얘기했다”고 자제를 당부하기도 했다.
오 시장은 당분간 여의도 정치와는 일정한 거리를 유지한 채 서울시정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오 시장 측은 “부동산 정책 및 안심소득 사업 진행 등 서울시의 당면 과제에 집중하면서 시민들과 접촉점도 더 늘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추-윤 갈등 시즌2 한동훈… 당 대표론 안철수

여권 안팎에서 잠재적 차기 대선 주자로 거론되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최근 국회에서 민주당 의원들과 설전을 벌이며 존재감을 부각하고 있다. 심지어 한 장관과 야당의원들간의 갈등을 윤 대통령과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이른바 추-윤 갈등과 비슷하다는 소리도 나타난다.
심지어 최근 일부 민주당 강성파 의원들은 한 장관을 탄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장관은 5일 국회 예결위 회의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탄핵을 발의한다면 절차 내에서 당당히 임하겠다. 판단은 국민이 할 것”이라고 받아치기도 했다.
이에 더해 한 장관은 사모펀드 론스타와의 소송에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야권과의 갈등상에 이어, 한 장관의 론스타와의 국제 소송전에서 승리를 하기라도 한다면, 여권에서 존재감이 클 것이란 관측도 나타나고 있다. -
현역 의원인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의 시선은 먼 대선보다는 가까운 전당대회를 향해 있다. 국민의힘이 새 비대위 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안 의원은 “새 비대위 구성은 옳지 않다”고 튀는 목소리를 냈고, 한때 가까웠던 친윤계 의원들과도 거리를 두고 있다. 안 의원 측은 “차기 전당대회 시점이 결정되면 안 의원이 적절한 시점에 입장을 정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퍼블릭 / 최얼 기자 chldjf1212@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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