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젠슨 황 CEO [사진=연합뉴스]](https://cdn.thepublic.kr/news/photo/202509/277907_278715_4945.jpg)
[더퍼블릭=양원모 기자] 엔비디아가 챗GPT 개발사 오픈AI와 최대 1000억 달러(약 140조원) 규모의 협력에 나선다. 양 사 최고 경영자(CEO)인 젠슨 황과 샘 올트먼이 직접 나서 전격 합의한 이번 프로젝트는 인공지능(AI) 시대 인프라 구축을 위한 '전략적 동맹'으로 평가된다.
엔비디아는 지난 22일(현지 시각) 오픈AI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10기가와트(GW) 규모의 데이터 센터 건설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원자력 발전소 10기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황 CEO는 "이 정도 용량의 데이터 센터를 구축하려면 그래픽 처리 장치(GPU) 400만~500만개가 필요하다"며 "거대한 프로젝트이고, 그 규모도 기념비적"이라고 자찬했다. 올트먼 CEO도 "컴퓨팅 인프라는 미래 경제의 기반이 될 것"이라며 "엔비디아와 함께 구축하는 것을 활용해 새로운 AI 혁신을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 경제 매체 CNBC에 따르면 이번 빅딜은 금융 자문사 없이 두 CEO가 직접 성사시켰다. 황 CEO와 올트먼 CEO는 영국 런던, 샌프란시스코, 워싱턴DC를 오가며 화상 회의와 심야 통화를 이어갔다. 최종 합의는 오픈AI가 텍사스주(州) 애빌린에서 인프라 계획을 발표하기 불과 몇 시간 전 이뤄졌다. CNBC는 "특히 일주일 전 두 사람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영국 국빈 방문 일정에 동행해 계약을 사전 브리핑한 것이 협상 속도를 높였다"고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이번 거래로 오픈AI 지분 일부를 확보한다. 오픈AI는 지분 희석을 최소화하기 위해 엔비디아에서 100억 달러씩 단계적으로 투자받고, 나머지 자금은 부채로 조달할 계획이다. 오픈AI는 이번 협력 사실을 최대 투자자인 마이크로소프트(MS)에도 계약 체결 하루 전에야 알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파트너십은 오픈AI가 소프트뱅크, 오라클과 함께 추진하고 있는 초대형 AI 인프라 프로젝트 '스타게이트'의 일부다. 다만 업계에서는 벤더 파이낸싱 구조에 따른 부작용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CNBC는 브린 토킹턴 레퀴짓 캐피털 매니지먼트 경영 파트너 발언을 인용해 "엔비디아가 투자한 1000억 달러는 다시 오픈AI의 반도체 구매 비용으로 돌아갈 것"이라며 '순환 거래' 위험성을 지적했다. 스테이시 라스곤 번스타인 리서치 애널리스트도 "이번 협력이 분명히 순환 우려를 부추길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시장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협력 소식이 전해진 직후 엔비디아 주가는 뉴욕 증시에서 전 거래일 대비 3% 이상 상승했다.
더퍼블릭 / 양원모 기자 ilchimwang@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