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기 이미 떴는데… 구금 한국인 석방 연기, 출국 형식 이견 때문?

전세기 이미 떴는데… 구금 한국인 석방 연기, 출국 형식 이견 때문?

  • 기자명 양원모 기자
  • 입력 2025.09.10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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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747-8i 전세기 이륙했지만 출국 일정 돌연 연기
'자진 출국' vs '추방', 출국 형식 놓고 막판 이견 있나
체포·구금 기록 남아 앞으로 재입국 불이익 우려 여전

7일(현지 시각) 미 조지아주 포크스턴의 이민세관단속국(ICE) 구금시설 앞에서 관계사 직원들이 면담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7일(현지 시각) 미 조지아주 포크스턴의 이민세관단속국(ICE) 구금시설 앞에서 관계사 직원들이 면담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퍼블릭=양원모 기자] 미국 조지아주(州)에 구금된 우리 국민 300여명을 태우기 위한 368석 규모의 대한항공 B747-8i 전세기가 10일 오전 인천공항을 이륙했지만, 미국 측 사정으로 석방 및 출국 일정이 연기됐다.

외교부는 이날 오후 입장문을 내고 "조지아주에 구금된 우리 국민들의 현지 시간 10일 출발은 미국 측 사정으로 어렵게 됐다"며 "가급적 조속한 출발을 위해 미 측과 협의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세기는 이날 오전 10시 21분쯤 인천공항을 떠나 조지아주 애틀랜타로 향했다. 당초 11일 오후 인천공항에 도착 예정이었으나, 출국이 미뤄지면서 임시 대기하게 됐다.

정부는 추후 이들의 미국 재입국에 불이익이 없도록 '강제 추방'이 아닌 '자진 출국' 형태로 귀국시키는 방안을 미국 측과 협의해왔다. 하지만 크리스티 놈 미국 국토안보부 장관이 지난 8일 이번 사안과 관련해 "그들은 추방(deported)될 것"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미국 이민 당국의 입장이 완고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추방일 경우 연방법에 따라 5년에서 10년간 미국 입국이 금지될 수 있다. 반면, 자진 출국은 별도의 불이익이 없다. 처벌 수위가 다르다 보니 정부는 조현 외교부 장관을 보내 조율을 시도하고 있으나,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의 회담 일정이 돌연 하루 연기되는 등 순탄치 않은 모습이다. 

구금된 국민들을 공항으로 이송하는 방식을 둘러싼 이견도 변수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미국의 법 집행기관이 손에 뭘 구금하는, 고집하는 방식이 있다"며 "하나하나까지 마지막 협상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이민 당국이 체포 당시처럼 이송 과정에서 수갑·사슬 등 신체적 제약을 가하는 방식을 고수하면서 절차가 미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외국인 비자 정책을 두고 미 국무부와 국토안보부 등 부처 간 이견이 노출돼 온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정책 조율 과정의 혼선이 우리 국민들의 석방 절차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법조계에서는 자진 출국 형식으로 귀국하더라도 불이익 여지가 완전히 해소되기는 어렵다는 우려가 나온다. 비자 문제로 체포 및 구금된 기록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서다. 해당 기록은 향후 비자 신청 서류 작성 시 반드시 기재해야 하는 항목이며, 전자여행허가제(ESTA)를 통한 관광 목적의 입국이 제한될 가능성도 있다. 결국 비자 발급 담당자 판단에 따라 입국이 거부될 수 있다는 것이다.

더퍼블릭 / 양원모 기자 ilchimwan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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