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퍼블릭=김미희 기자]지난 1일 정부가 발표한 세제개편안에 대한 실망감으로 국내 증시가 ‘검은 금요일’을 연출하면서 오늘 주식 시장의 행보에 시선이 쏠린다.
지난 1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126.03포인트(3.88%) 급락한 3,119.41로 한주 거래를 마감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6천524억원, 1조720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다. 개인은 1조6천283억원을 순매수하며 저가 매수에 나섰다.
전날 장 마감 후 정부가 발표한 세제개편안에 주식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인 ‘대주주’ 기준을 50억원에서 10억원으로 낮추고, 최고 35% 배당소득 분리과세를 도입한다는 등 내용이 대규모 매도를 유발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에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 삼성전자[005930]가 6만8천900원까지 내려 ‘7만전자’를 다시 내줬고, SK하이닉스[000660]도 급락해 26만원선 아래로 추락했다.
세제개편 기대로 주가가 크게 올랐던 금융주는 물론, 한미관세협상 타결 수혜주로 주목받던 현대차와 기아 등 자동차주조차 상승세가 꺾인 채 하락 마감하는 모습을 보였다.
결과적으로 코스피는 7월 한 달간 쌓은 상승폭 대부분을 반납했고, 예상 이상의 충격에 놀란 정치권 일각에서는 ‘10억원 대주주 기준’ 상향 가능성을 검토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다만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지난 2일 “많은 투자자나 전문가들이 주식양도세 과세요건을 되돌리면 우리 주식시장이 무너질 것처럼 말씀한다. 선례는 그렇지 않다”며 10억원 대주주 기준 재검토에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국내 증시뿐만 아니라 지난주 말 뉴욕증시도 3대 지수가 일제히 하락하며 장을 마쳤다. 미국 현지시간으로 지난 1일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1.23%,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 종합지수는 각각 1.60%와 2.24% 내렸다.
이날 미 노동부가 발표한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7월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는 전월 대비 7만3천명 증가해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10만명)을 밑돌았고, 5∼6월 일자리 증가 폭은 종전 발표 대비 총 25만8천명 하향 조정됐다.

미국 고용시장이 양호하다는 기존 발표와 달리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따른 악영향이 가시화하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되면서 관세 충격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진 결과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코스피 전망치를 다시 낮추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당사가 제시한 베스트 시나리오의 상단은 3,710이었지만, 배당소득 분리과세를 원안 수준으로 되돌리지 못할 경우 코스피 상단은 3,240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산운용 및 투자자문 업계에서는 코스피가 3,000선을 밑돌 수 있다는 한층 비관적인 전망도 나온다. 아울러 ‘써머랠리’가 종료되면서 한국 증시가 조정기에 접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와 주목된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4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8월 1일 코스피가 3.88% 급락하면서 올해도 어김없이 써머랠리 후 조정 장세 양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7월말 코스피 종가가 3,245이므로 평균 하락률을 적용할 시 연말까지 최저 2,960까지 하락할 수 있지만, 강세장 해의 평균 하락률을 적용한다면 최저치가 약 3,060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특히 한미 정상회담 개최를 위해 양국 외교당국이 막바지 조율을 진행 중인 상황이나, 9월 정기 국회에서 신 정부의 세제개편안과 관련한 조정이 이뤄질 여지가 남아 있다고 보이는 점은 시장 낙폭을 제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더퍼블릭 / 김미희 기자 thepublic3151@thepubli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