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소버린 AI' 중요성 커지는데 … "韓 기업, 리스크 감수 안 해"

'한국어·소버린 AI' 중요성 커지는데 … "韓 기업, 리스크 감수 안 해"

  • 기자명 양원모 기자
  • 입력 2025.06.17 18:41
  • 0
  • 본문 글씨 키우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글로벌 CEO 61% "AI 대규모 적용 준비" vs 한국 45%에 그쳐
하정우 AI수석 "글로벌 종속 피하려면 소버린 AI 필수"
100조원 투자 공약에도 재원 마련·인프라 구축 난제

인공지능 자료 사진 [사진=Wikimedia]
인공지능 자료 사진 [사진=Wikimedia]

[더퍼블릭=양원모 기자] 글로벌 AI 생태계 생존 해법의 하나로 '소버린 AI'가 언급되는 가운데 국내 기업의 리스크 회피 태도가 생태계 발전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현정 한국IBM컨설팅 대표는 17일 서울에서 열린 'AI 인사이트 포럼'에서 IBV 글로벌 CEO 연구 결과를 발표하면서 "글로벌 CEO의 61%가 AI의 대규모 적용 준비가 됐다고 답했지만, 한국 CEO는 45%에 그쳤다"고 말다. 

결과에 따르면 "AI의 잠재력을 보고 더 큰 리스크를 감수하겠다"는 응답도 한국이 50%로 글로벌(60% 이상)보다 낮았다. 특히 '빨리 틀려서 배움을 얻겠다'는 응답은 한국이 28%로 글로벌(37%)과 격차를 보였다. 김 대표는 "한국 CEO들이 AI가 비즈니스 핵심을 바꿀 수 있다는 점에는 공감하지만, 이를 경쟁 우위 창출이나 산업 구도 변화로 연결하는 전략적 사고는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이는 세계적 트렌드는 물론 한국어 AI, 소버린 AI를 중심으로 AI 생태계 육성에 속도를 내려는 새 정부의 정책 방향과도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대통령실 초대 AI 수석으로 임명된 하정우 전 네이버클라우드 AI혁신센터장은 한국어 AI, 소버린 AI 개발에 대한 의욕을 드러내고 있다. 그는 언론 인터뷰에서 "소버린 AI가 있어야 한국 IT 서비스가 글로벌 기업에 종속되는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있다"며 소버린 AI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해외 기업이 모델 이용료를 올리거나 서비스를 중단할 경우, 국내 기업들은 가격 협상력을 잃게 되기 때문이다.

하 수석이 제시하는 전략은 정부가 고성능 GPU를 대량 구매해 기업과 학계에 저렴하게 제공하고, 이를 통해 개발된 AI 모델을 오픈소스로 공개해 생태계를 키우는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기간 "GPU 5만장 확보"를 공약으로 내세웠따. 

AI 산업 생태계는 반도체 설계·제조, 클라우드, AI 모델, AI 서비스 등 5단계로 나뉜다. 미국은 오픈AI·엔비디아·MS 등 빅테크가 전 분야를 주도하고, 중국도 자체 AI 모델과 반도체 자립을 추진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제외하면 뚜렷한 선두 분야가 없는 실정이다.

윤성로 서울대 교수는 "성능 면에서 소버린 AI가 빅테크를 뛰어넘기 쉽지 않지만, 비슷한 수준만 돼도 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국방 등 공공 분야에 큰 기여를 할 수 있다"고 <조선일보>에 말했다. 

문제는 소버린 AI 생태계 완성을 위한 투자 재원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성능 GPU와 데이터센터, 전력 등 인프라 구축에 천문학적 비용이 든다"며 "100조원은 물론 그 이상이 들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재명 정부는 아직 AI 육성 재원 마련에 대한 구체적 방안을 내놓지 않았다. 

더퍼블릭 / 양원모 기자 ilchimwang@naver.com

저작권자 © 더퍼블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응원하기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