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퍼블릭=김미희 기자]페이스북·인스타그램 모회사 메타플랫폼(이하 메타)이 인공지능(AI) 스타트업인 스케일AI에 대규모 자금을 투자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AI 시장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메타는 그동안 AI 분야에서 외부 투자보다는 자체 연구나 오픈소스 개발 전략을 취해왔다. 하지만 이 같은 메타가 기술력을 가진 스타트업에 투자 방안을 논의하는 것 자체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메타가 대규모 자금을 투자하는 방안을 논의중인 AI 스타트업 스케일AI는 AI 모델이 스스로 학습할 수 있도록 이미지·텍스트 등을 가공·정리하는 데이터 라벨링 서비스 기업이다. 현재 마이크로소프트(MS)·오픈AI 등을 고객사로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AI 분야에서는 반도체·인재·데이터 등 3가지 축이 중요한데 스케일AI는 이 가운데 데이터 분야에서 지배적 업체이자 AI 붐에 따른 최대 수혜 기업 중 하나라는 게 블룸버그 설명이다.
스케일AI는 지난해 기업 평가 가치가 140억 달러(약 19조원)였고 올해는 250억 달러(약 33조9천억원) 가치에 주식 공개매수를 논의 중이라는 블룸버그 보도가 나온 바 있다.
지난해 매출은 8억7천만 달러(약 1조1천억원)였는데, 인간의 추론을 모방하는 AI 모델에 대한 투자 수요 등에 힘입어 올해 매출은 20억 달러(약 2조7천억원)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러한 가운데 블룸버그 통신은 8일(현지시간) 복수의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투자 규모가 100억 달러(약 13조5천억원)를 넘길 가능성이 있으며 이 경우 메타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외부 기업 AI 투자가 된다고 보도했다.
10일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AI 개발에서 데이터 라벨링 작업에 소요되는 비용과 시간은 상당한 것으로 전했다. 시장조사 업체 커그니리티카는 “데이터를 준비하고 가공하는 작업이 전체 AI 프로젝트 시간의 80%를 차지한다”고 했다. 데이터 라벨링 비용이 전체 개발 프로젝트의 60~80%를 차지한다는 분석도 있다.

그동안 데이터 라벨링 작업에 대규모 인력이 투입된 것은 사진·음성·동영상 등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 속 콘텐츠를 AI가 구분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테크 업계 관계자는 “인간은 동영상을 보고 폭력물인지 금방 알지만, AI로는 이를 구분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사람의 수작업을 줄이고 자동화로 바뀌는 추세다.
구글은 자체 AI 제미나이를 사용해 사용자의 데이터를 자동으로 분류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구글의 제미나이 학습뿐 아니라, AI를 개발한 다른 기업들도 이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스케일AI도 모델이 틀리게 예측한 사례를 선별해 그 데이터를 다시 정제하고 보강하는 ‘데이터 엔진’ 기술을 개발해 사용하고 있다. 사람의 개입을 최소화하면서, 시스템 자체적으로 학습 데이터를 계속해서 개선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다만, 소식통들은 계약 조건이 최종 확정되지 않은 만큼 아직 변경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또 메타와 스케일AI 측은 블룸버그의 논평 요청에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한편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월 AI를 최우선 순위로 꼽으면서 올해 AI 관련 프로젝트에 650억 달러(약 88조2천억원)를 쓰겠다고 말한 바 있다.
더퍼블릭 / 김미희 기자 thepublic3151@thepubli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