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사진=연합뉴스]](https://cdn.thepublic.kr/news/photo/202505/263900_263756_1635.jpg)
[더퍼블릭=양원모 기자]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과 조상원 중앙지검 4차장검사가 동시에 사의를 표명하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관련 수사를 담당했던 검사들이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이 후보는 현재 대장동·백현동 의혹 등 8개 사건 관련 12개 혐의로 기소돼 5개의 재판을 받고 있으며, 전체 사건 수사에 연인원 150여 명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창수 지검장과 조상원 차장은 2023년 각각 성남지청장과 차장 시절 이재명 후보의 성남FC 후원금 사건을 수사해 제3자 뇌물 혐의로 기소한 핵심 인물이다. 두 사람은 지난해 민주당 주도로 탄핵소추된 뒤 헌법재판소의 기각 결정으로 두 달 전 복귀했다. 대검 지휘부는 전날 이 지검장과 면담하며 사직을 만류했으나, 이 지검장은 뜻을 굽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후보와 민주당은 당선 뒤 강도 높은 '검찰 개혁'을 예고하고 있다. 법무부 장관이 직접 검사 징계를 청구하고, 징계 종류에 파면을 추가하는 검사징계법 개정 공약이 대표적이다. 이 법에 따라 파면 시 연금 수급과 변호사 개업이 불가능해진다.
한 현직 부장검사는 "민주당이 '이재명 수사 검사'에 대한 보복에 나설 거란 전망이 커지면서 내부 불만과 위기감이 크다"고 <TV CHOSUN>에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검찰 간부는 "이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수사 검사들이 사직을 고심하는 건 권력을 활용한 보복성 감찰과 징계가 이뤄질 것 같다는 공포 때문일 것"이라고 <중앙일보>에 말했다.
실제로 검찰 내부에서는 정권 교체 후 한직으로 밀려날 '블랙리스트'와 중용될 '화이트리스트' 명단까지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정권 교체기마다 검사들의 대규모 사직은 반복됐다. 법무부에 따르면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 60~70명,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2022년에는 142명이 퇴직했다. 이 때문에 이번 사태가 또 다른 '검찰 엑소더스'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검찰 내부에서는 이 후보 당선 시 검찰 권한의 대폭 축소, 심지어 검찰청 폐지까지 거론되는 상황에 대한 위기감이 팽배하다. 수사 경험이 있는 한 검찰 간부는 "어떤 수모를 겪게 될지 뻔히 보이는데 지금이라도 사직서를 제출하고 조직을 떠날지 고민되는 건 사실"이라며 "검사들이 앞으로 정치 관련된 수사나 정치인 수사 자체를 맡기 싫어하고 회피하는 분위기가 퍼지는 건 아닐지 걱정된다"고 <중앙일보>에 토로했다.
한편, 이창수 지검장은 사의 표명 후 중앙지검 간부들에게 "개인적 사유일 뿐 책임을 회피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다. 떠나기 전까지 맡은 역할에 충실할 것"이라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지검장의 사표가 최종 수리되면 서울중앙지검은 박승환 1차장검사 대행 체제로 운영될 전망이다.
더퍼블릭 / 양원모 기자 ilchimwang@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