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퍼블릭=김미희 기자]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정책으로 인해 전 세계가 커다란 충격에 휩싸인 가운데, 중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에 대한 관세는 유예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자신이 설립한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중국에 대한 미국의 관세를 즉시 125%로 인상한다”라며 “(이는) 세계 시장에 중국이 보인 존경심의 부족에 근거한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또 “희망컨대 머지않은 미래의 어느 시점에 중국이 미국과 다른 나라를 갈취하던 날들은 더는 지속 가능하지 않고 용납되지도 않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반대로 75개국 이상이 무역, 무역 장벽, 관세, 환율조작, 비관세 장벽 등의 주제에 대한 해법을 협상하기 위해 미국 대표에게 전화한 사실과 이들 국가는 어떤 방식이나 형식으로 미국에 대해 보복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점을 토대로 나는 90일간의 유예 및 이 기간 10%의 (기본) 상호관세의 상당한 인하를 승인했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일 발표한 상호 관세 34%에 중국의 맞불 관세에 대한 보복 조치로 추가 관세 50%를 더했다. 이에 따라 지난 2월과 3월에 부과된 각각 10% 관세를 모두 합하면 총 104% 관세를 중국산 제품에 부과했다.
이에 중국은 오는 10일부터 모든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추가 관세율을 기존 34%에서 84%로 상향 조정한다고 발표하는 등 미·중 무역 전쟁이 가열되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의 이 같은 정책은 자국의 채권 및 주식시장이 대혼란을 겪는 것과도 밀접해 보인다. 9일(현지시간) 미 국채 시장에 투매 현상이 이어지며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2020년 3월 팬데믹 충격 당시에도 미국채 투매와 함께 유동성 고갈을 경험한 바 있는 월가는 ‘정상적인 디레버리징’이라는 미 당국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사태 진행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자거래 플랫폼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글로벌 채권의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이날 미 동부시간 정오 기준 4.44%로, 전날 뉴욕증시 마감 직후보다 16bp(1bp=0.01%포인트) 올랐다.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이에 앞서 아시아 시장 개장 시간대에는 4.5%를 웃돌기도 했다. 10년물 수익률은 지난 7일 새벽까지만 해도 안전자산 수요가 몰리면서 3.9% 밑으로 떨어졌으나 이후 급반등했다.

10년물보다 만기가 긴 미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이날 미 동부시간 정오 무렵 4.89%로 상승했다. 30년물 수익률은 아시아 시장에서 한때 5%를 웃돌기도 했다. 30년물 수익률은 7일 새벽 4.4% 수준으로 떨어졌다가 급반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30년물 수익률은 3거래일간 약 50bp 급등했는데 이는 1982년 이후 가장 빠른 증가 속도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채권 수익률과 채권 가격은 반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채권 수익률 상승은 채권 가격의 하락을 의미한다.
주식시장이 급락할 때는 안전자산 선호 현상에 따라 안전자산인 미 국채 가격이 오르는 게 일반적인 현상인데, 정반대의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더퍼블릭 / 김미희 기자 thepublic3151@thepubli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