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금호석유화학]](https://cdn.thepublic.kr/news/photo/202502/250123_248409_1359.jpg)
[더퍼블릭=양원모 기자] 지난해 국내 석유화학 빅4 기업은 금호석유화학을 제외한 LG화학,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이 모두 적자를 기록하며 극심한 부진을 겪었다. '중국발 공급 과잉'과 '글로벌 수요 침체'라는 이중고가 국내 석유화학 산업을 강타한 결과다.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한 금호석유화학은 지난해 매출 7조 1550억원, 영업 이익 2728억원을 달성했다. 영업 이익이 전년 대비 24% 감소했으나, 업황을 고려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합성고무 사업이 연간 1008억원의 영업 이익을 내며 실적을 이끌었다. 북미·유럽의 대형 타이어 수요 증가, 전기차 타이어 교체 수요도 호조를 보였다.
반면 LG화학은 지난해 매출 48조 9161억원, 영업 이익 916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각각 11.5%, 63.8% 감소했다. 특히 석유화학 부문에서 1360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하며 2년 연속 적자의 늪에 빠졌다. LG화학의 영업 이익이 1조원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19년 이후 처음이다.
롯데케미칼은 더 심각한 상황에 직면했다. 매출액은 20조 4034억원으로 전년 대비 2.4% 늘었으나, 영업 손실이 8948억원으로 적자 폭이 157%나 확대됐다. 순손실도 1조 8020억원에 달했다. 이로써 롯데케미칼은 3년 연속 적자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회사는 비핵심 자산 매각을 통한 재무 건전성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한화솔루션도 지난해 영업 손실 3002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매출액은 12조 3940억원으로 전년 대비 6.7% 감소했다. 신재생 에너지와 케미칼 부문이 모두 부진했으며 특히 케미칼 부문에서 1213억원의 영업 손실을 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에 따른 주요 제품 판가 약세, 해상운임 및 전기요금 인상 등이 실적 악화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업계는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중국의 공급 과잉을 꼽는다. 과거 중국은 국내 석유화학 업체들의 최대 수출 시장이었으나, 최근 몇 년간 중국이 공격적인 설비 증설로 자급률을 높이면서 판도가 급변했다. 국내 업체들은 값싼 중국산 제품과의 경쟁과 최대 수요처 상실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의 선전 배경에는 차별화된 사업 구조가 있다는 평가다. 금호석유화학은 다른 석유화학 기업들과 달리 NCC를 보유하지 않고 합성고무 등의 제조·판매에 집중해왔다. 특히 고성능 타이어에 사용되는 SSBR, 의료용 장갑에 쓰이는 NB 라텍스 등 고부가가치 제품에서 강점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범용 제품 중심의 사업 구조로는 더 이상 중국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어렵다"고 분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발 과잉 공급 상황에서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만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퍼블릭 / 양원모 기자 ilchimwang@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