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차이가 수익률 가른다”‥커지는 퇴직연금 시장, 증권사 ‘머니무브’ 현상 ‘가속’

“1% 차이가 수익률 가른다”‥커지는 퇴직연금 시장, 증권사 ‘머니무브’ 현상 ‘가속’

  • 기자명 김미희 기자
  • 입력 2024.06.27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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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김미희 기자]증권사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가 90조원을 돌파하는 등 증권업계로의 ‘머니무브’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 2005년 본격 시행된 퇴직연금이 약 400조원대로 규모가 커진 가운데, 수익률을 더 확보할 수 있다는 차원에서 증권사로 머니무브 현상이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국내 퇴직연금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증권사들은 확정기여(DC)형과 개인형퇴직연금(IRP) 제도의 원리금비보장 상품 고객 유치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퇴직 후 국민연금만으로는 근로시기 생활 수준을 유지하기 어려운데, 퇴직연금을 통해 노후 수익을 보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1%라도 더 수익률을 올리기 위한 유치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27일 고용노동부와 금융감독원의 ‘2023년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 운용현황 통계’에 따르면 2023년 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은 지난해 말(335조9000억원) 대비 13.8%(46조5000억원) 증가한 382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최근 5년간 2배 규모로 성장한 수준이다.

이런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연평균 약 9.4% 성장세를 보이면서 10년 뒤인 2033년이면 지금의 2.4 배인 940조원에 이르러 '1천조원 시대'를 눈앞에 둘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적립금 중에서 운용 수익이 기여하는 몫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은 가입자가 증가한 데 기인한다. 고용노동부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최근 5년과 10년간의 연 환산 퇴직연금 수익률은 각각 2.35%, 2.07%에 불과했다.

이러한 가운데, 퇴직연금 시장에서 증권업계가 약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률 차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27일 더팩트는 금융감독원을 인용, 올해 1분기 말 기준 증권사 퇴직연금 적립금은 90조7041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4분기(86조7397억원) 대비 4.57%(3조9644억원) 증가했다고 밝혔다.

반면 같은 기간 은행권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198조481억원에서 202조3522억원으로 2.17%(4조3041억원) 늘어났다. 증가율 기준 증권사가 은행권보다 두배 이상 늘었다는 것이다.

반면 같은 기간 보험권은 93조2479억원에서 92조6958억원으로 오히려 0.59%(5521억원) 감소했다. 증권사 퇴직연금 적립금이 금융권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2.9%에서 23.5%로 높아졌다.

또한 증권업계의 지난해 연간수익률도 7.11%를 기록하며 은행, 손해보험, 생명보험, 근로복지공단 등 권역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상승률도 2022년 대비 9.14%포인트 오르며 가장 큰 폭을 나타냈다.

이처럼 증권사로 자금이 몰리는 것에 대해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고객들이 투자 수익을 추구하고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가 도입된 영향으로 내다봤다는 분석이 나온다.

퇴직연금 시장 내에서 고객들이 안정적인 운용으로 이자 수익을 추구하기 보단 투자 수익에 집중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 비교적 공격적인 운용 방식을 따르는 증권사가 선전하게 됐다는 것이다.

퇴직연금은 원리금 보장형과 원리금 비보장형으로 나뉜다. 증권사에서 주로 판매하는 원리금 비보장형의 경우 주식이나 펀드 등 고위험 자산 투자 비중이 높다.

또한 지난해 7월 확정기여(DC)형과 개인형퇴직연금(IRP)에 적용되는 디폴트옵션이 시행된 영향도 있다. 이 매체 보도에 따르면 디폴트옵션은 근로자가 본인의 퇴직연금 적립금을 운용할 금융상품을 결정하지 않을 경우 사전에 정해둔 운용방법으로 적립금이 자동 운용되도록 하는 제도다. 해당 제도 시행 후 증권사는 수익률 관리 능력을 높이 평가 받는 상황이다.

더퍼블릭 / 김미희 기자 thepublic3151@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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