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터지자 김만배 지인들 “비밀 폭로하겠다”며 “수십억 내놔”

대장동 터지자 김만배 지인들 “비밀 폭로하겠다”며 “수십억 내놔”

  • 기자명 이현정
  • 입력 2023.05.08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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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장동팀의 '로비스트'로 지목된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가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더퍼블릭=이현정 기자]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인 김만배 씨가 대장동 개발 특혜 사건이 드러나고 수사를 받게 되자 주변 인물들은 그를 협박해 범죄 수익을 가로챈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엄희준 부장검사)가 작성한 김씨 아내 등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 사건 공소장에는 대장동 사건 이전에 김씨와 친분이 있었던 지인들이 김씨가 대장동 사건으로 수사를 받으며 궁지에 몰리자 이를 이용해 자신들의 잇속을 챙기려는 과정이 담겼다.

공소장에 따르면 이성문 화천대유 대표는 지난해 9월 대장동 사건이 드러난 이후 본인의 성과급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김씨에게 수차례 폭로 의사를 밝히면서 성과급 지급을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씨는 대장동 사건 초반에 김씨를 돕기도 했다. 또 2021년 9월 곽상도 전 의원의 아들 병채씨의 ‘50억 퇴직금’이 문제가 되자 이씨가 김씨와 곽 전 의원의 부자 등과 수시로 연락해 대책을 논의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씨는 대장동 사건이 논란이 된 이후 지난해 7월 검찰 수사팀도 재편되자 입장을 바꿔 김씨에게 ‘성과급 27억원을 대여금 형태로 우회 지급해달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이에 김씨가 난색을 표하자 이씨는 ‘제2의 정영학이 될 수도 있다’, ‘김씨와 연을 끊겠다’고 여러 차례 협박했고, 결국 김씨는 지난해 9월 화천대유 계좌에서 총 23억8500만원을 대여금 형태로 송금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경우는 또 있다. 법조계 기자였던 2007~2008년 당시 김씨는 저축은행 상무이사였던 유모 씨가 강원랜드에서 도박을 한 사실을 알아내고 취재 명목으로 접근해 10억원 가량의 돈을 뜯어낸 적이 있다.

이후 김씨는 유씨에 대한 기사를 쓰지 않고 친분을 쌓았는데, 2008~2009년 이 저축은행 회장이 대출비리 사건으로 검찰 조사를 받게 되자 ‘잘 해결되도록 도와주겠다’거나 검찰 간부와의 친분을 내세우고 수억원 씩 받아냈다. 이렇게 김씨가 받아낸 돈은 10억원에 이르는데, 실제 유씨는 2011년 4월 10년형을 받고 구속됐다.

유씨는 출소 후 언론보도를 통해 대장동 사건을 접하고는 김씨에게 과거 돈을 준 사실을 폭로하겠다고 협박해 10억원을 달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유씨는 김씨의 변호인을 통해 “돈을 많이 벌었으니 그중 10억원을 달라”고 했고 이에 김씨는 2021년 11월 유씨에게 5000만원을 줬다.

김씨가 구속된 뒤에도 유씨는 협박을 지속했고 결국 같은 해 12월 김씨는 유씨에게 추가로 3000만원을 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검찰은 이씨와 유씨가 김씨가 벌어들인 돈이 대장동 개발 특혜사업으로 인한 범죄 수익임을 알면서도 이를 수수했다고 판단하고 이들을 기소했다.

더퍼블릭 / 이현정 thepublic3151@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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