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퍼블릭=안은혜 기자]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의 운영사 두나무가 네이버의 간편결제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과 합병 초읽기에 들어갔다. 다만 기존 소액주주들의 반발이 변수다.
20일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는 오는 26일 각각 이사회를 열어 포괄적 주식 교환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두나무의 기업가치가 약 15조원, 네이버파이낸셜이 약 5조원 수준으로 추산되면서 주식 교환비율은 두나무 1주당 네이버파이낸셜 3주로 가닥이 잡혔다.
합병이 성사되면 두나무는 네이버파이낸셜의 100% 자회사로 편입되고, 네이버의 손자회사가 된다.
송치형 두나무 회장 등 두나무 경영진은 네이버파이낸셜의 최대 주주로 올라 실질적인 경영권을 확보하게 되고, 기존 네이버파이낸셜 최대주주였던 네이버의 지분은 17% 수준으로 희석돼 2대 주주로 내려온다.
이번 합병을 두고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의 금가분리(금융과 가상자산 분리) 원칙과 충돌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지난 2017년부터 금융당국은 전통 금융과 가상자산을 분리해야 한다는 '금가분리' 원칙을 고수해 왔다.
내부에서 양사 통합이 금가분리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의견이 지배적인 것으로 알려졌고, 추후 규제가 완화될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우려가 사그라들었다.
네이버는 지난달 24일 공시를 통해 "네이버파이낸셜은 두나무와 스테이블 코인, 비상장주식 거래 외에도 주식 교환을 포함한 다양한 협력을 논의하고 있다"면서도 "추가적인 협력 사항이나 방식은 확정된 바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이번 합병 절차에서는 주총 의결을 위한 주주 설득이 변수다.
합병이 성사되려면 이사회 결의 후 주총 특별 결의가 필요한데, 출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지분 70%를 네이버가 보유하고 있어 통과가 수월할 것으로 보이지만 두나무는 경영진 지분인 38.6% 외에 27% 정도의 동의가 더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주주인 카카오인베스트먼트, 우리기술투자 등 외에도 소액주주 확보가 필수적이다. 다만 일부 소액주주들이 두나무의 기업가치가 과소평가됐다며 반발하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한편, 네이버와 두나무 합병이 최종 성사될 경우 국내 핀테크·가상자산 시장에 약 20조원 규모의 '공룡 기업'이 탄생하게 될 전망이다.
더퍼블릭 / 안은혜 기자 weme35@thepubli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