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증권이 '10조 빅딜' 무신사 IPO 주관사 포기한 배경은?

미래에셋증권이 '10조 빅딜' 무신사 IPO 주관사 포기한 배경은?

  • 기자명 안은혜 기자
  • 입력 2025.11.18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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숏리스트에 올랐는데 PT 자진하차
박현주·조만호 친분 있는데…네이버에 대한 배려?

여의도 미래에셋증권 (사진=연합뉴스)
여의도 미래에셋증권 (사진=연합뉴스)

[더퍼블릭=안은혜 기자]'10조 대어'로 불리는 무신사가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유력한 후보였던 미래에셋증권이 주관사 경쟁에서 자진하차 한 배경에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지난달 무신사의 주관사 선정 PT(프레젠테이션)에 불참했다. 

회사 측이 무려 10조원의 기업가치를 희망하는 ‘빅딜’이었던 만큼 당초 김미섭 미래에셋증권 대표가 직접 나설 예정이었으나 직전에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신사가 무난하게 상장 절차를 밟는다면 공모 금액만 1조원을 웃돌 가능성이 크다. 국내 주요 증권사가 놓쳐서는 안 되는 빅딜인 셈이다. 

업계에서는 숏리스트(적격후보)에 오른 대형하우스가 PT에 나서지 않는게 흔한 일은 아니라는 평가다. 

특히 미래에셋증권은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혔다. 최영준 무신사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과거 티몬과 SSG닷컴에 몸담은 적이 있는데, 두 회사 모두 미래에셋증권이 상장 주관을 맡은 바 있다. 때문에 최 CFO를 두 차례나 상대해 본 경험이 있는 미래에셋증권이 무신사의 주관사로 선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여겨져 왔다.

더군다나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과 조만호 무신사 의장은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에 투자은행(IB) 업계는 이에 대해 의아해 하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미래에셋증권과 각별한 관계인 네이버가 무신사와 경쟁 구도에 올라서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라는 말이 나온다. 

무신사는 지난 9월 결제 수단인 카카오페이와 삼성페이 등 주요 간편 결제를 유지한 상태에서 이용률이 높은 네이버페이를 종료했다. 배경에는 조만호 대표와 네이버 고위 관계자의 감정싸움이 있다는 말도 나온다. 

앞서 두 회사는 '짝퉁 논란'으로 충돌했다. 무신사가 수입해 판매한 고가 티셔츠를 네이버의 리셀(재판매) 플랫폼 '크림'이 가짜라고 문제 제기를 했고, 무신사가 고객에게 사과하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네이버와 지난 2017년부터 관계를 맺어온 미래에셋증권으로선 주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을거란 게 업계 중론이다. 양사는 당시 약 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맞교환을 통해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글로벌 스타트업 투자를 위해 공동 펀드를 조성하거나 미래에셋증권의 상품에 네이버의 핀테크 기술을 더한 서비스를 출시했다.

네이버가 페이 사업부를 분사해 네이버파이낸셜을 설립하던 당시 미래에셋증권은 계열사와 함께 약 8000억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단행하기도 했다. 

상반기 기준 미래에셋증권의 네이버파이낸셜 지분은 25.5%에 달한다. 

이런 가운데 미래에셋증권이 무신사의 상장 주관사 계약을 맺지 않은 것이 무신사가 희망하는 기업가치를 박현주 회장이 납득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IB 업계에 따르면 박 회장은 무신사 기업가치가 높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박 회장이 무신사의 적정 기업가치를 3조~4조원 수준으로 봤다는 얘기도 나온다.

무신사는 거래액과 영업이익 규모가 성장세를 보이지만, '기업가치 10조원'을 놓고는 IB 업계 안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PT에 참여한 증권사는 대부분 주가매출비율(PSR)을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가수익비율(PEF)을 기반으로 기업가치를 산정하면 지난해 당기순이익(698억원)에 무려 143배를 곱해야 10조원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이 빠진 경쟁에서는 KB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유력한 주관사 후보로 꼽히고 있다. 무신사는 이달 이사회에서 최종 상장주관사를 선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더퍼블릭 / 안은혜 기자 weme35@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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