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빅테크, 韓에 AI 인프라 집결… 데이터 센터 '속도전' 돌입

글로벌 빅테크, 韓에 AI 인프라 집결… 데이터 센터 '속도전' 돌입

  • 기자명 양원모 기자
  • 입력 2025.11.03 17:29
  • 수정 2025.11.03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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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EC 계기로 엔비디아·AWS·오픈AI 등 대규모 투자 본격화
GPU 26만장 공급·AI 컴퓨팅 센터 구축… 인프라 경쟁 '가속'
전력난·주민 반발 여전… 한국, AI 허브 도약엔 '과제' 남아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30일 서울 삼성동 한 치킨집에서 진행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회동을 마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30일 서울 삼성동 한 치킨집에서 진행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회동을 마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퍼블릭=양원모 기자] 아시아 태평양 경제 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글로벌 빅테크들의 국내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가 본격화되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AI 데이터 센터는 수만 장의 그래픽 처리 장치(GPU)가 동시에 연산하는 인프라로 초대형 AI 모델의 학습, 추론을 위한 필수 시설이다. 한국 정부는 그간 GPU 부족과 부지 확보 문제로 AI 데이터 센터 유치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엔비디아가 한국 정부 및 주요 기업에 GPU 26만장을 공급하기로 하면서 이런 문제가 해소될 전망이다. 

이번에 확보한 GPU는 현재 국내 보유량의 5배 규모다. 이 가운데 정부가 배정받은 5만장은 '국가 AI컴퓨팅센터' 설립에 투입된다. 유력 설립 후보지로는 전남 해남 솔라시도가 거론되며, 삼성SDS 컨소시엄이 주도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세계 1위 클라우드 기업인 아마존 웹 서비스(AWS)는 2031년까지 50억 달러를 투입, 한국 내 AI 인프라를 확충한다. 지난 6월 SK그룹과 손잡고 100MW 규모의 AI 특화 데이터 센터 '울산 AI 존'을 건설하기로 했으며, 약 40억 달러가 투입될 예정이다. 여기에 더해 인천과 경기 지역에 AI 데이터 센터 2곳을 추가 신설한다. 

오픈AI는 삼성전자, SK그룹과 국내 전용 데이터 센터 건설에 나선다. SK는 전남, 삼성은 포항에 각각 20MW 규모의 오픈AI 전용 센터를 짓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두 그룹은 오픈AI가 추진하는 5000억달러 규모의 초대형 AI 인프라 구축 사업인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도 참여한다. 

AI 반도체 최강자로 꼽히는 엔비디아의 대규모 GPU 공급과 AWS·오픈AI의 투자가 결합하면서 대학, 연구 기관, 스타트업 등 GPU 부족으로 연구 개발에 어려움을 겪던 주체들이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됐다. 네이버, LG AI연구원, SK텔레콤, NC AI, 업스테이지 등 국내 주요 AI 기업들도 이 인프라를 기반으로 초거대 모델 개발 경쟁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변수는 전력 공급과 지역 수용성 문제다. AI 연산에 필요한 GPU 클러스터는 기존 클라우드 서버보다 훨씬 많은 전력을 소모한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수명 만료를 이유로 가동을 멈춘 고리 2호기의 재가동 결정을 연기하고 있어, 안정적인 전력 확보 방안이 미비하다는 지적이다.

전자파, 소음 등을 이유로 데이터 센터가 '혐오 시설'로 인식되는 것도 문제다. 글로벌 부동산 서비스업체 세빌스코리아에 따르면 수도권에서 데이터 센터 용도로 인허가를 받은 33개 사업 가운데 절반 이상인 17개는 주민 반대로 공사가 지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AI 인프라는 국가 경쟁력의 기반"이라며 "전력 수급과 인허가 절차를 포함한 제도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글로벌 투자 유치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더퍼블릭 / 양원모 기자 ilchimwan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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