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퍼블릭=안은혜 기자]코스피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던 9월, 개인 투자자들은 해외주식을 전월 대비 10배 이상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인공지능(AI) 열풍에 고평가 부담이 큰 매그니피센트(M7)이 아닌 AI 종목에 투심이 쏠리고 있다.
2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국내 투자자의 해외주식 보관액은 2193억 달러(307조6889억 원)로 집계됐다. 올해 1월(1621억 달러)보다 39% 급증했다.
특히 미국 주식 보관액이 1547억 달러(217조518억 원)로 전체의 70% 이상을 차지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9월 중 개인 투자자들은 해외 주식을 27억7000만 달러(약 3조9000억 원)를 순매수했다. 8월(2억8000만 달러) 대비 10배 가까이 늘었다. 미국 주식만 31억8000만 달러 순매수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b·연준)의 '스몰컷'과 빅테크 기업들의 AI 자본지출 확대 등이 서학개미를 유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제금융센터 분석 결과 개인 투자자들은 AI·테크 종목에 대한 투자를 7억1000만 달러에서 9월 16억2000만 달러로 대폭 늘렸다.
특히 오라클, 시놉시스, 코어위브 등 M7(마이크로소프트·테슬라·애플·구글(알파벳)·메타(페이스북)·아마존·엔비디아)이 아닌 AI 주식에 대한 선호도가 컸다.
M7 순매수 규모가 2억2000만 달러에서 5억3000만 달러로 증가한 반면, M7이 아닌 AI 테마 주식에 대한 순매수는 4억9000만 달러에서 10억9000만 달러로 급증했다.
AI 열풍의 최대 수혜주로 꼽히는 미국 AI 클라우드 컴퓨팅 업체 코어위브는 9월30일(현지시간) 나스닥시장에서 전일 대비 11.7% 급등한 136.85달러에 장을 마쳤다. 지난 3월28일 상장 이후 이날까지 주가는 무려 242% 치솟았다.
이날 코어위브가 메타와 최대 142억달러(약 20조 원) 규모 컴퓨팅 파워 공급 체결을 공시한 것이 주가 급등을 이끌었다. 앞서 지난달 25일 오픈AI에 데이터센터 용량을 공급하는 계약을 최대 65억 달러 추가 확대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비트코인 채굴업체인 비트마인과 아이렌이 전체 순매수 1위와 2위를 차지하는 등 가상자산 인프라에 대한 국내 투자자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제도권 편입 기대로 관련 레버리지 투자도 늘었다. 이더리움 2배 추종 ETF도 순매수가 쏠렸다.
증시 과열 우려로 하락에 베팅하는 '곱버스 개미'도 늘었다. 반도체 인버스x3 상장지수펀드(ETF)가 9000만 달러, 아이온큐 인버스x2 ETF에 1억 1000만 달러, 테슬라 인버스x2 ETF에 9000만 달러 등이 늘었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하 기조와 AI 투자 수요 확대 기대감 등 해외주식 선호심리가 올라오고 있지만, 높은 주가 밸류에이션 부담과 차익실현 압력 등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조언한다.
한편, 해외주식 투자 열기가 거세지면서 증권사들의 고객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삼성증권은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를 개편하고 AI 기반 해외주식 정보 서비스를 대폭 강화했다. 하나증권은 해외주식 첫 계좌 개설 고객을 대상으로 수수료 면제와 매수 쿠폰을 제공하며 신규 투자자 확보에 나서고 있다.
DB증권은 CME(시카고상품거래소) 해외옵션 거래 고객에게 수수료를 돌려주는 페이백 행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신한투자증권은 신규 및 휴면 계좌 고객을 대상으로 6개월간 미국 온라인 거래 수수료를 면제하고 있다.
추석 연휴와 같은 휴장기에도 해외주식 거래 수요를 잡기 위해 주요 증권사들은 해외주식 데스크를 24시간 정상 운영하며 고객 편의성을 내세우고 있다.
더퍼블릭 / 안은혜 기자 weme35@thepubli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