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LG 대표이사 회장 [사진=LG]](https://cdn.thepublic.kr/news/photo/202509/278231_279069_1658.jpg)
[더퍼블릭=양원모 기자] 구광모 LG 대표이사 회장이 주요 계열사 최고 경영진을 소집해 '인공지능 전환(AX)' 가속화를 주문했다. 중국 기업들의 자본·인력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체질 개선과 속도감 있는 실행이 절실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LG는 지난 24일 경기도 이천 LG인화원에서 사장단 회의를 열고, 중장기 경영 전략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는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 LG유플러스 등 주요 계열사 CEO와 각 사 최고 디지털 책임자(CDO)를 포함해 40여 명이 참석했다.
하루 일정으로 진행된 이날 회의에선 'AX' 실행 전략에 무게가 실렸다. 국내 기업들 가운데 AI 경쟁력 측면에서 가장 선두에 선 것으로 평가되는 LG는 앞서 불확실성이 커진 글로벌 경쟁 환경을 AI로 돌파하겠다는 구상을 드러낸 바 있다.
구 회장은 ▲선택과 집중 ▲Winning R&D ▲구조적 수익 체질 개선 등 세 가지 과제를 짚으며 "중국 경쟁사들은 우리보다 자본, 인력에서 3배, 4배 이상의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고 경쟁력 강화의 시급성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 회장이 위기감을 드러낸 배경에는 악화된 수익성이 있다. 지난해 LG전자 등 주요 7개 계열사의 합산 매출은 191조 6109억원이었지만, 순이익은 1240억원에 그쳤다. 평균 순이익률은 0.07%로, 1만원어치 제품을 판매해 고작 7원을 남긴 셈이다.
LG디스플레이는 중국 BOE의 추격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고, LG화학도 중국발 공급 과잉으로 '치킨게임'이 장기화되며 적자를 기록했다. 가전 시장에서는 하이얼과 메이디 같은 중국 브랜드가 동남아 등 신흥시장에서 점유율을 빠르게 높이고 있다.
이에 LG는 사업 재편과 인력 효율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4월 LG디스플레이 광저우 LCD 공장을 2조 2466억원에 매각했고, LG화학은 6월 워터솔루션 사업부, 8월 에스테틱 사업부를 매각했다. LG전자는 석화 부문과 일부 사업에서 희망 퇴직을 단행했다.
LG가 선택, 집중하고 있는 축은 'AI'와 '2차전지'다. 자체 개발한 초거대 AI '엑사원(EXAONE)'은 신약·신소재 개발, 금융 시장 예측, 공장 자동화 등 다양한 산업 현장에 적용되고 있으며 전 사 차원의 AX도 병행되고 있다.
구 회장은 회의 말미 구성원의 안전을 챙길 것도 당부했다. 최근 미국 조지아주에서 발생한 LG에너지솔루션 직원 및 협력사 임직원 구금 사태와 관련한 메시지다. 구 회장은 사건 직후 주요 경영진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구성원의 안전을 최우선에 둔 긴밀한 대응"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퍼블릭 / 양원모 기자 ilchimwang@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