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400원 위협, 왜?…英 재정우려에 한미 협상 잡음까지

원·달러 환율 1400원 위협, 왜?…英 재정우려에 한미 협상 잡음까지

  • 기자명 안은혜 기자
  • 입력 2025.09.22 18:38
  • 0
  • 본문 글씨 키우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美 금리 인하 기대감 약화
3500억달러 대미투자 자금조달 방식 '관건'

22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연합뉴스
22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연합뉴스

[더퍼블릭=안은혜 기자] 지난주 1370원대까지 떨어졌던 원·달러 환율이 1400원 코앞까지 다다르며 고공행진 중이다.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감이 약해진데다 한미 관세 협상의 불확실성이 겹치면서 달러화 강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2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1.0원 내린 1392.6원을 나타냈다. 이날 장중 1399원까지 오르는 등 환율 1400원대를 위협했다. 

다만, 수출업체의 달러 매도와 외환당국 개입에 대한 경계심 등으로 1390원대에 거래를 마쳤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지난 17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고, 외국인의 한국 주식 대거 순매수 흐름으로 하락세를 예상했지만 원·달러 환율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는 연준의 통화정책 조정 속도가 생각보다 빠르지 않을 수 있다는 신중론이 제시되는 등 매파적(통화긴축 선호)으로 분석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영향이 이어진 결과다. 

실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준금리 인하 뒤 기자회견에서 "이번 금리 인하는 리스크 관리 차원"이라며, 추가 인하 가능성에는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JP모건은 현재의 정책금리(4~4.25%)에서 추가적인 금리 인하는 물가 상승 압력 대비 경기부양 효과가 높지 않은 상황이라며 ‘시기상조’라고 봤다. 

영국 재정적자 우려를 반영한 파운드화 약세도 달러 강세 요인이다. 

영국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4월부터 8월까지 누적 재정적자는 누적 838억파운드로,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고치다. 이로 인해 파운드화는 달러 대비 약 0.6% 하락하며, 달러의 상대적 강세가 강화됐다. 

3500억달러 대미 투자를 둘러싼 한·미 협상 장기화도 원·달러 환율 상승 요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조건으로 전액 현금으로 대미 투자를 요구하지만, 정부는 외환보유액 여건상 현실성이 낮다는 입장을 밝혔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지속된 원화의 상대적 약세는 국내에서 해외로의 투자자금 유출이 주된 요인”이라며 “미국과의 관세 합의 지연과 대미 투자 관련 불확실성이 추가적인 원·달러 환율의 상방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시장에서는 환율의 일시적 1400원 터치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당국의 개입 경계감과 외국인의 증시 유입은 상단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문정희 국민은행 연구원은 이번주 환율 범위로 1380~1400원을 제시하면서 "당국 개입 경계와 고점 매도세가 환율 상단을 제약할 것"으로 봤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도 "이번 주 환율은 1380~1410원 사이 박스권에서 등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한국은행이 지난 16일 공개한 '8월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신성환 금통위원은 "투자 펀드가 실행되면 환율이 상방압력을 받을 우려가 있다"며 "외환시장의 불안정성이 확대되지 않도록 관련 대책을 미국과 협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더퍼블릭 / 안은혜 기자 weme35@thepublic.kr

저작권자 © 더퍼블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응원하기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