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자료 사진 [사진=Wikimedia]](https://cdn.thepublic.kr/news/photo/202507/270825_271408_4954.jpg)
[더퍼블릭=양원모 기자] 한국의 'AI 국가대표'를 선발하는 대규모 경쟁의 막이 올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정부가 추진하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사업 공모에 ▲네이버클라우드 ▲LG AI연구원 ▲SK텔레콤 ▲KT ▲카카오 등 대기업과 ▲업스테이지 ▲코난테크놀로지 ▲루닛 등 유력 스타트업을 포함해 총 15개 팀이 참가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지난 21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미국·중국 등 AI 선진국을 따라잡고, 기술·문화적 종속을 막기 위해 한국만의 핵심 전략 자산인 독자 AI 모델을 확보하는 게 목표다. 사상 처음으로 국가가 AI 대표 기업을 공식 인증하는 사업이어서 국내 AI 업계의 모든 역량이 총집결했다.
참가 기관으로는 앞서 언급한 기업들 외에도 모티프테크놀로지스, 바이오넥서스, 사이오닉에이아이, NC AI, 정션메드, 파이온코퍼레이션, 한국과학기술원(KAIST) 등이 주관 기관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지난달 열린 사업 설명회 열기는 뜨거웠다. 200석 규모의 행사장에 자리가 부족해 약 100명이 복도와 계단에 서서 설명을 들을 정도였다. 정부는 선정된 정예팀에 2400억원 규모의 파격적 지원을 약속한 상태다. 올해에만 1936억원을 투입해 생성형 AI 개발에 필요한 3대 필수 요소인 GPU, 데이터, 인재를 한 번에 지원한다.
구체적으로 GPU는 팀당 500장부터 시작해 단계 평가를 거쳐 1000장 이상 규모를 지원하고, 데이터 공동 구매는 연간 100억원, 데이터 구축·가공은 연간 30억~50억원을 지원한다. 인재 유치 시에는 정부가 연간 20억원 규모의 채용 비용을 매칭 지원한다.
재정 지원보다 기업들이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정부 인증'이라는 상징성이다. 2주간의 심사를 거쳐 최종 5개 팀으로 뽑히면 정부에서 AI 성능을 공식 인증받아 'K-AI 모델', 'K-AI 기업'이라는 명칭을 쓸 수 있게 된다.
기업들은 공모 시작 후 최고의 컨소시엄을 꾸리기 위해 치열한 물밑 경쟁을 벌였다. SK텔레콤은 크래프톤·라이너·리벨리온, LG AI연구원은 LG유플러스·LG CNS 등 그룹 계열사와 손을 잡았다. 네이버클라우드 컨소시엄에는 영상 AI 기술력을 갖춘 트웰브랩스, 업스테이지 컨소시엄에는 데이터 전문 기업 플리토가 합류했다.
특히 업스테이지는 최근 공개한 차세대 AI 모델 '솔라 프로2'가 글로벌 AI 분석 기관 '아티피셜애널리시스'의 '지능 지표'에서 58점을 받아 전체 12위에 오른 유력 스타트업이다. NC AI도 자체 개발한 거대 언어 모델(LLM) '바르코'를 기반으로 한 실제 서비스 경험과 오픈소스 공개 의지를 내세웠다.
공모 과정에서의 공정성도 관심사다. 기업들 사이에선 심사위원으로 유력한 학계 인사를 영입하려는 각축전이 벌어졌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과기정통부는 공정성 시비를 차단하기 위해 심사위원 명단을 비공개한다는 방침이다.
과기정통부는 서면 평가로 10개 팀을 추리고, 발표 평가를 거쳐 8월 첫째 주까지 최종 5개 정예팀을 선정해 통보한다. 선정 후에도 경쟁은 계속된다. 6개월마다 단계 평가를 통해 1곳씩 탈락시켜 2027년 최종 2곳을 선정하는 서바이벌 방식이다.
개발된 모델은 6개월 내 출시된 글로벌 프런티어 AI 모델 대비 95% 이상 성능을 내는 것을 목표로 하며 최종적으로 오픈소스로 공개된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AI 모델 개발 경쟁을 통해 우리나라가 AI 강국으로 도약하는 초석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더퍼블릭 / 양원모 기자 ilchimwang@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