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퍼블릭=안은혜 기자] 네이버(NAVER)가 지난해 연 매출 10조 원을 돌파한 가운데 이재명 정부가 역점을 두고 있는 IT, 벤처, 문화 정책 핵심에 자사 출신 인사들이 대거 발탁되면서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정권과 밀월 관계라는 시선을 받고 있는데다 정부가 강조하는 '소버린(주권) AI(인공지능)'를 주도할 대표 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만큼 사회적 감시와 견제 등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달 국가 AI 전략을 수립할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에 하정우 전 네이버클라우드 AI이노베이션 센터장이 임명됐다.
지난 16일 인사청문회를 마치고 인사청문회 경과보고서 채택을 기다리고 있는 한성숙 후보자는 2015년 1월부터 2017년 3월까지 네이버 서비스총괄이사를 역임했고, 이후 2022년까지 5년 간 네이버 최고경영자(CEO)로 일했으며, 최근까지도 네이버에서 고문을 역임했다.
지난 11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최휘영 놀유니버스 대표도 2007년부터 2009년까지 2년여간 네이버의 전신인 NHN에서 CEO를 역임한바 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부처 요직에 네이버 출신이 잇따라 발탁되면서 네이버의 위상도 달라졌다. 지난 1997년 벤처기업으로 출발한 네이버가 명실상부 일류 대기업으로 인정받게 됐다는 평가다.
지난 2021년 자산 총액 10조 원을 넘겨 상호출자제한집단(대기업)으로 지정된 네이버는 지난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연 매출 10조 원 벽을 넘었고, 올해 한국경제인협회로부터 회원사 가입을 승인 받았다.
네이버 시가총액은 지난달 초 29조 원으로 국내 12위였으나, 한 후보자 지명일인 지난달 23일 후 시총 순위 5위로 뛰어올랐다. 같은 기간 네이버 주가는 종가 기준 18만6500원에서 29만 원으로 55.4%가 상승, 시총 규모가 17조 원 이상 불어났다. 현재는 24만 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재명 정부가 강조하는 소버린 AI를 주도할 대표 기업에도 네이버가 꼽히고 있어 수혜가 예상되지만 정치권과 거리를 둬왔던 이해진 창업자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해진 창업자는 네이버 이사회에서 물러난 지 7년 만인 지난 3월 의장직에 복귀했다. 업계에서는 "'은둔의 경영자'로 불렸던 이 의장이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자사 출신 인사들이 정부 요직에 등용됐고, 현 정부의 정책에 협력해야 하는 상황이라 정권과의 밀월 관계라는 인식이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더퍼블릭 / 안은혜 기자 weme35@thepubli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