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비은행 스테이블코인 허용 방침에...이창용 한은 총재 발언 주목

與, 비은행 스테이블코인 허용 방침에...이창용 한은 총재 발언 주목

  • 기자명 손세희 기자
  • 입력 2025.06.10 17:42
  • 1
  • 본문 글씨 키우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사진=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사진=연합뉴스]

[더퍼블릭=손세희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비(非)은행권의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허용하는 방향의 법안을 발의하면서 한국은행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은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도입과 관련한 경제적 영향과 정책적 대응을 논의하는 콘퍼런스를 다음 달 초 개최할 예정이다. 당초 내달 1일로 계획됐던 행사 일정은 최근 정치권의 입법 움직임에 따라 일부 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콘퍼런스에서는 전·현직 금융통화위원이 좌장을 맡고, 학계·업계 전문가들이 참여해 스테이블코인의 위험성과 통화정책에 미치는 영향을 중점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특히 한은은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자칫 무분별하게 발행될 경우 투매(코인런)와 같은 시장 불안을 초래하고, 통화의 신뢰도와 정책 효과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할 방침이다.

앞서 민병덕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법안에는 대통령 직속 디지털자산위원회 설치와 함께, 핀테크 등 비은행권에 일정 요건(자기자본 5억원 이상)을 충족할 경우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허용하는 내용이 담겼다.

민 의원은 “디지털자산은 미국 등 선진국이 전략 산업으로 육성 중”이라며 “속도가 경쟁력인 만큼 글로벌 G2 수준을 목표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여당의 입법 기조는 대통령실 김용범 정책실장의 과거 발언과도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다. 김 실장은 지난달 민간 보고서를 통해 ‘핀테크 기업과 비은행 금융사 등이 참여하는 한국형 스테이블코인 발행 구조’를 언급한 바 있다.

여당과 대통령실이 유사한 기조를 보이자 카카오페이 등 관련 종목 주가는 이틀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하지만 이 같은 흐름은 한은의 기존 입장과는 상당한 간극이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29일 기자간담회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화폐의 대체재로 볼 수 있으며, 비은행권이 자의적으로 발행할 경우 통화정책의 유효성이 훼손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총재는 이달 2일 국제 콘퍼런스에서도 “비은행의 스테이블코인 발행이 자본규제 회피 수단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는 12일 예정된 한은 창립 75주년 기념사에서도 관련 메시지를 재차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퍼블릭 / 손세희 기자 sonsh821@thepublic.kr

저작권자 © 더퍼블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응원하기

관련기사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