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퍼블릭=김미희 기자]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14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부산·경남(PK)과 전남 지역을 돌며 ‘통합’ 키워드를 앞세운 유세를 이어갔다.
전날 보수의 텃밭인 대구·경북(TK) 방문에 이어 이틀째 ‘험지’인 영남에서 진행하는 유세전이기도 하다. 진영을 아우르고 경제 성장을 이끌 지도자 면모를 부각하겠다는 뜻이 이번 일정에 녹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틀간 임진왜란 당시의 남해안 전투 지역을 동(東)에서 서(西)로 훑으며 경상도와 전라도를 가로지르는 일정이다. 민주당은 이를 ‘국난 극복 이순신 호국 벨트 유세’로 명명했다.
조승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수석 대변인은 14일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부산에서 경남, 전라도까지 위기 극복의 총사령관으로서의 각오를 다진다는 콘셉트의 유세”라고 밝혔다.
이어 “이순신 장군의 호국 정신을 이어받아 국난 극복 의지를 되새기고 동남권과 호남권의 발전과 통합을 이루겠다는 포부가 담긴 일정”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지역 구도를 깨고 대세론을 굳히려는 민주당의 선거 전략으로 풀이된다. 특히 유세의 세부 일정에도 이런 전략이 묻어난다.
이 후보는 ‘이순신 벨트’ 유세 첫날인 이날 6·25 전쟁에 참전한 유엔군 용사가 잠든 유엔기념공원을 참배하며 부산 일정을 시작한 뒤 대규모 유세에 나섰다. 이 후보는 참배 후 방명록에 “함께 사는 세상. 자유와 평화를 위한 고귀한 희생을 영원히 기억하겠다”고 적었다.
부산에서는 부산 사투리를 쓰며 친근한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채널A 보도에 따르면 이재명 후보는 유세 현장에서 “반말 한번 드려도 되죠”라며 “준비 됐나. (됐다.) 준비 됐나. (됐다.)”를 외쳐 시민의 호응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이 후보는 이후 김태유 서울대 산업공학과 명예교수와 함께 동남권의 성장 전략이기도 한 북극 항로 개척에 대해 유튜브 라이브 대담을 하며 온라인으로 국민 의견을 청취했다.
이 후보는 “항로를 직선으로 그으면 부산이 제일 가깝다”며 “장기 계획을 수립해야 하는데 방치된 상태로, 초기 대규모 투자가 필요할 때 정부가 직간접 참여를 할 수도 있다”면서 부산 표심에 호소했다.

이후에도 이 후보는 경남 창원 상남분수광장을 거쳐 거북선이 있는 통영 강구안 문화마당을 방문한 뒤,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고향인 거제 시내를 잇달아 방문, 조선·해양 산업, 동남권 성장 비전 제시에 나섰다.
이 후보는 창원 유세에서 “오늘부터 남해안을 따라 하는 유세 일정에 캠프가 ‘이순신의 길’이란 이름을 붙였다”며 “전 이순신을 경외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그분이 마지막 전투에서 패주하는 적선을 쫓아가며 굳이 왜 위험을 감수하고 사망했을까”라며 “제 입장에서 해석해보면 죽으려고 일부러 진짜 죽도록 싸운 것 아닐까. 전쟁이 끝나고 돌아갔을 때 자신의 운명을 생각한 것”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이분이 매우 유능한 장수였는데, 도중에 모함당해 죽을 뻔했다”며 “전쟁 후엔 추서를 하는데 선조가 등급을 낮게 주려 하다가 한참 후 일등 공신 비슷한 걸 줬다고 한다. 엄청나게 미웠던 것 아닐까”라고 했다.
그러면서 “존재를 인정하고 공존해야 한다. 내가 모든 권력을 갖고 민주당과 야당을 다 없애고 이재명을 없애버리겠다고 하면 정치가 되나”라며 지적했다.
그는 “빨간색을 좋아하는 사람, 파란색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지만 입장이 다르다고 뭘 그렇게 증오·혐오하고 죽이려 하나”라며 “작은 차이를 넘어 더 나은 세상을 향해서 힘을 모으자”고 밝혔다.
더퍼블릭 / 김미희 기자 thepublic3151@thepubli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