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퍼블릭=최얼 기자]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최근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 하락세가 뚜렷하게 나타나는것에 대한 원인분석을 당내에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이 대표는 최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당 지도부를 향해 “여론조사에서 당 지지율이 이렇게 나오는 정확한 이유를 분석해 달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달들어 민주당 지지율이오차범위 내에서 역전당한 것으로 나오자 당차원의 대응을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NBS, 한국갤럽, 리얼미터 모두 민주당이 국민의힘보다 뒤처지는 결과가 나왔다.
당 지도부는 이 대표의 지시에 “최근 여론조사 흐름이 보수 지지층 과표집에 따른 현상”이란 취지로 보고했다고 한다. 중도층의 이동 보다는 기존 보수층이 결집해 여론조사 응답율이 높아지면서 생긴 일종의 착시효과라는게 이들의 주장이다.
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도 “윤 대통령 체포와 구속 후유증으로 보수층이 결집하면서 여론조사에 적극 참여한 효과가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그러면서 “범야권인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을 합치면 여전히 10%포인트 정도 국민의힘을 앞서는 상황”이라며 “야권 지지층이 추후 결집하면서 지지율 격차가 다시 벌어질 것”이라는 취지로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일부 여론조사 업계에서는 현재 윤 대통령 지지율이 보수과표집에 때문이 아닌, 실제 민심(民心)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취지의 입장들도 조심스레 나타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여론조사업체 관계자는 <본지>에 “(단정할 수는 없지만)40%대 지지율이 2주동안 꾸준히 발표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보수과표집이 아닌 실제 민심에 부합한 결과일 수도 있겠다는 판단이 든다”고 전했다.
이를의식한 듯 민주당 지도부내에서는 이 같은 여론조사 추세가 장기화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제기되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 대표 측 핵심 관계자는 “이 대표는 수치로 나타나는 현상을 겸허하게 직시하고 받아들여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설령 보수가 과표집됐다고 하더라도 대중들은 지금의 여론조사 결과를 기정사실로 인식할 것”이라고 했다.
비명계는 이른바 ‘이재명 포비아’를 우회적으로 언급하며, 이재명 대표를 압박하는 모양새다. 당내 비명(비이재명)계에서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민주당에게 보내는 경고”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임종석 전 청와대비서실장은 이날 “이 대표 한 사람만 바라보며 당내 민주주의가 숨을 죽인 지금의 민주당은 과연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냐”고 ‘이재명 일극 체제’를 공개 비판했으며, 우상호 전 의원도 “윤석열의 시대가 가면 바로 민주당과 이 대표에 대한 현미경 검증이 시작된다”며 “완전히 바뀌어야 대선에서 이길 수 있다”고 했다. 전날 김경수 전 경남지사도 윤 대통령을 언급하며 “극단적 증오와 타도,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일방주의, 독선과 오만…. 우리는 그와 정반대로 가야 한다. 저들과 달라야 이길 수 있다”고 했다.
민주당은 이 상황에서 여론조사 신뢰도를 검증하겠다며 23일 ‘여론조사 검증 및 제도개선 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키겠다는 입장이다. 사실상 지지율이 하락하는 국면에서 특위를 출범시키는 터라, 자칫 ‘여론조사 검열’논란이 불거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실제 국민의힘은 이를 토대로 “국민을 검열하고 통제하려는 독재 본능”이라며 공세를 이어갔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민주당 입맛에 맞지 않으면 언론도 탄압하고 포털도 탄압하고 여론조사도 탄압하겠다는 것”이라며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언론을 통제한 1933년 독일 나치와 오늘날 민주당은 너무나도 닮았다”고 말했다.
전반적으로 여권에서는 ‘여론검열’프레임을 토대로, 야권 일부에서는 ‘이재명 포비아’를 토대로 이재명 대표를 압박하는 형국이다.
더퍼블릭 / 최얼 기자 chldjf1212@thepubli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