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퍼블릭=김영일 기자] 김종인 전 개혁신당 공천관리위원장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검찰 수사 선상에 오른 명태균 씨에 대해 ‘미친 놈’, ‘그놈이 순전히 나를 팔아먹는 것’ 등 거칠게 표현한 인터뷰 내용이 전해진 가운데, 명태균 씨 뒤에 김 전 위원장이 자리하고 있다는 취지의 주장이 제기됐다.
김성회 전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실 종교다문화비서관은 21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른바 ‘명태균 사건’을 시간대별로 정리해 게재했다.
김성회 전 비서관은 우선 “2020년 명태균은 김종인 집사(책사?)였다”며, “명태균이 어떻게 김종인과 접촉하게 됐는지는 불분명하다. 다만, 김종인이 전 전 총선(2020년)에서 미래통합당 비대위원장으로 총선을 지휘한 후 비대위원장을 계속할 때, 김종인에게 여론조사 자료 등을 가지고 집사(또는 책사?) 노릇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의심했다.
김성회 전 비서관은 “이는 명태균 자신이 ‘여론조사 자료를 가지고 판을 쫙 펼치면, 김종인이 선택을 했다’는 대목에서 확인된다. 그리고 광화문에 있는 김종인 사무실을 들락날락 거렸다는 제3자의 목격담에서도 확인된다”고 밝혔다.
김 전 비서관은 또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인사자료를 봤다는 명태균의 말에서도 확인된다. 왜냐하면 임태희 교육감이 윤석열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총괄본부장이 된 과정에는 김종인 측의 강력한 추천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그걸 명태균은 자신이 인수위 인사자료를 좌지우지한 것인냥 각색을 한 것”이라고 했다.
김 전 비서관은 명태균 씨가 “2021년 4월 김종인과 함께 보궐선거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을 만드는데 역할을 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김 전 비서관은 “오세훈 측은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 소개로 명태균을 처음 만났다고 하는데 그것도 사실일 수 있다. 하지만 김영선 전 의원이 소개한다고 따로 (서울시장 보궐선거)후보 사무실에서 명태균을 독대할 리는 없다”며 “아마 영향력 있는 누군가가 명태균 뒤에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라고 의심했다.
이어 “그것은 다름 아닌 비대위원장을 하고 있던 김종인이었을 것이다. 그렇기에 김영선 전 의원은 선거 대책 사무실에서 명태균을 소개한 뒤 사무실에서 기다리고, 명태균과 오세훈 후보만 별도 후보실에서 면담을 했다는 사실을 보아도 짐작이 가능하다”고 했다.
김 전 비서관은 명태균 씨가 “2021년 6월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서 이준석을 띄웠다”고도 주장했다.
김 전 비서관은 “(2021년 4월)서울시장 보궐선거가 끝난 뒤, 6월에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가 있었다. 그 선거에서 초반 나경원 대세 분위기가 바뀌며, 갑작스레 이준석 돌풍이 잃었다. 경선 초반 이준석 지지도가 높게 나온 여론조사를 가지고, 조중동이 지원사격을 하며 ‘돌풍’을 일으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선거가 진행되면서 초반 상승세를 탄 이준석의 밴드웨건 효과는 엄청났다. 선거 중반이 되자, 나경원 대세론이 꺾이고 이준석 열풍이 몰아닥쳤다. 조중동은 연일 이준석을 연호하는 기사를 내보냈다”면서 “선거 결과에서 당원투표는 나경원이 이겼지만 조중동의 지원사격으로 여론조사에서는 이준석이 더블스코어차이로 이겼다. 김종인-명태균-이준석, 그리고 조중동 합작품의 위력이 그만큼 거셌던 것”이라고 진단했다.
2021년 7월 당시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명태균 씨의 만남에 대해, 김 전 비서관은 “명태균과 김영선의 말을 종합하면, 명태균은 대통령 후보로 나설 결심을 한 윤석열 대통령을 대통령선거 출마 선언 전후로 만났다는 것”이라며 “김영선 전 의원도 윤석열 대통령과 안면이 없어 윤 대통령 동기를 통해 다리를 놨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따라서 명태균과 윤석열 대통령은 안면이 없는 사이였다. 그러나 명태균을 만난 뒤 명태균의 말에 귀를 기울였던 것은 사실인 것 같다. 왜냐하면 명태균이 당대표인 이준석은 물론 김종인과도 깊은 관계라고 하니 (당시 윤 대통령은 명태균 씨를)중시 여길 수밖엔 없었을 것”이라며 “그래서 명태균이 윤석열 후보와 김종인 만남도 주선한 것이고, 1차 이준석(윤핵관) 파동 때에 이준석과의 호프 미팅도 주선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명태균과 이준석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였던 것이고, 그 뒤에는 김종인이 있고”라고 지적했다.
명태균 씨가 공개한 김건희 여사와의 카카오톡 대화와 관련해선, 김 전 비서관은 “2021년 가을”로 시기를 특정한 뒤 “명태균이 공개한 김 여사와의 카톡 내용에서 ‘무식한 오빠’라는 단어는 (윤석열 대통령이라는)세간의 의혹과는 상관 없이 명태균이 확인해 준 ‘친오빠’가 확실한 것 같다”며 “이는 김건희 여사 친오빠인 김진우 씨가 ‘명태균이 사짜인것 같다’며 말하고 다닌 것이 명태균에게 들어갔기 때문이라는 (정치 평론가이자 유튜버)유재일의 말에서도 확인된다”고 했다.
이어 “자신을 사기꾼이라고 하는 김건희 여사의 친오빠 말에 명태균이 화를 냈을 것이고, 당내 대통령 경선을 앞둔 후보의 부인인 김건희 여사가 명태균을 달래는 과정에서 주고 받은 카톡을 명태균은 ‘내가 이런 정도 사람이야’라는 식으로 폭로를 한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평가했다.
2022년 6월 보궐선거 당시 김영선 전 의원이 공천에 김건희 여사가 개입한 게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 김 전 비서관은 “김영선 전 의원이 어떻게 명태균과 가까워졌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다만, 야당 강세 지역인 고양시에서 떨어진 김 전 의원이 정치적 재기를 모색하려고 고향인 창원을 탐색하는 과정에서 명태균과 접촉됐을 것으로 짐작된다”고 했다.
이어 “그런 뒤 명태균이 김종인‧이준석과 가깝다는 것을 알고 창원에 공천받기 위해선 명태균에게 잘보여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으로 판단된다. 명태균도 다선의원이었던 김영선 전 의원을 정치적 인맥을 넓히는 수단으로 활용한 것 같다”며 “그 뒤 대통령 선거가 끝나고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진 창원 보궐선거에서 공천되고 당선된다. 당시 당 대표는 이준석이었고 대통령은 취임 초라서 당의 공천에 관여하려고 해도 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나아가 “그래서 당시 지방선거는 대부분 당내 역학관계(윤핵관 등)의 지방 맹주들이 좌지우지했다. 그리고 김영선 전 의원 같은 국회의원 보궐선거는 전적으로 이준석 대표 손에 있었다. 따라서 김영선 공천에 관여한 것은 ‘명태균-이준석 라인’인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는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김영선 전 의원이 (내가)용산에서 나온 뒤 ‘국가정상화 개혁연대’라는 시민단체를 결성하려는 나에게 국회 공간을 대관해 줬다가 갑작스레 ‘도와줄 수 없다’며, 그 이유로 ‘나를(김 전 의원) 공천해 준 사람이 반대(이준석 의원)한다’는 말을 했던 정황에서 확인된다”고 덧붙였다.
또한 2024년 4월 총선에서 김영선 전 의원이 컷오프되자, 명태균 씨가 개혁신당 이준석‧천하람 의원과 정치공작을 모의했다는 게 김 전 비서관의 지적이다.
김 전 비서관은 “지난 총선에서 김영선 전 의원이 컷오프됐다. 이를 막기 위해 명태균은 백방으로 뛰어다닌 것 같다. 그 과정에서 김건희 여사에게 많은 문자를 보내고 하소연을 했던 것 같다. 하지만 돌아온 대답은 ‘도와줄 힘이 없다’는 답변 뿐이었다”고 했다.
이어 “그러자 명태균은 서로 잘알고 있던 이준석에게 통화해서 김건희 여사가 총선에 개입했다는 정황을 조작해 김 여사를 공격함으로써 개혁신당을 띄우려고 했던 것 같다”며 “즉, 김영선 공천이 무산되니 곧바로 ‘거꾸로 총’을 하려고 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나아가 “그 소식을 들은 이준석은 순천의 천하람까지 동원해 칠불사에 모여 모의를 하고 새벽 4시에 도원결의의 상징인 홍매화까지 심고, 행사 참석을 위해 자신은 서울로 올라가고 다른 사람은 남아서 계속 협상을 한 것”이라고 했다.
김 전 비서관은 “이와 같이 명태균 사건을 시간대별로 정리하면 ▶명태균이 김종인의 집사 겸 책사 노릇을 했고 ▶정치 재기를 모색하고 있는 김영선을 접촉했고 ▶(2021년)서울시장에 나선 오세훈과 연결되고 ▶(2021년)당 대표 선거에 개입해서 이준석을 띄우고 ▶윤석열 대통령과 이준석‧김종인 사이를 중개하고 ▶이준석을 통해 김영선을 보궐선거에 공천하고 ▶악마화된 김건희 여사를 이용해 정치공작을 벌이려다 ▶자기가 데리고 있던 여직원(강혜경 씨, 김영선 전 의원 회계책임자이자 보좌관)에 의해 폭로된 사건”이라고 정리했다.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kill0127@thepubli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