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퍼블릭=최얼 기자] ‘고소득 일자리’로 손꼽히며 많은 수험생들의 꿈의 직장으로 불리고 있는 의사의 소득이 최근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9일 국세청 및 관계 당국에 따르면 의사·한의사·치과의사 등 ‘의료업’에 종사하는 사람의 평균 소득은 지난 2021년 기준 약 2억 6900만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관련 통계는 지난 2014년에 처음 집계되기 시작했는데 당시 소득이 1억 7300만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7년간 9600만원, 즉 55.5%가 증가한 것이다.
세법상 소득금액은 매출인 수입금액에서 필요경비를 뺀 금액으로, 별도의 종합소득을 신고하는 '개원의'에 해당한다.
이들의 소득은 2020년을 제외하고 매년 1000만 원 이상 소득이 늘었고 증가 폭도 커지고 있습더, 특히 코로나 팬데믹 당시인 2021년에는 전년보다 3400만 원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다른 업종과 비교해도 의사들의 고소득은 확연히 두드러진다. 2021년 국세청의 귀속 종합소득세 신고분 기준으로 의료 업종은 평균 사업소득 상위 20개 업종 중에서 16개에 이름을 올렸다.
다른 대표적인 고소득 직종이라고 여겨지는 변호사와 비교했을 때도 의사 소득이 확연히 빠르게 증가했음을 알 수 있었다.
변호사업 평균 소득은 2014∼2021년 1억 200만 원에서 1억 1500만 원으로 1300만 원 늘었습니다. 증가율은 12.7%로 의료업의 5분의 1 수준이다.
이에 따라 2014년 의료업의 60% 수준이었던 변호사업 소득은 2020년 40% 수준으로 그 격차가 벌어졌다.
변호사 숫자가 매년 빠르게 늘어나는 것과 달리, '의대 정원 동결'과 맞물려 의사 숫자 증가세가 크게 제한된 시장 구조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변호사 수는 1995년 사법개혁의 일환으로 사법시험이 변호사 자격시험으로 전환되고, 2007년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제도까지 도입되면서 급격하게 늘어났다. 2009년 전국 25개 로스쿨이 문을 연 뒤로는 매년 1500명 내외의 변호사가 배출되고 있다.
반면 의대 정원은 2000년 입학정원과 정원외, 편입학을 통틀어 3507명이었다. 이 수는 2003년 3253명, 2004∼2005년 397명, 2006년에는 3058명까지 줄어든 뒤 17년째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이로 인해 2014∼2021년 의료업 사업소득 신고 인원은 6만 7867명에서 7만 6673명으로 13%(8806명) 늘었지만, 같은 기간 변호사업 소득 신고 인원은 4419명에서 6292명으로 42.4%(1873명) 증가했다.
한국 의사들의 소득 증가세는 국제적으로도 빠른 편인 것으로 확인됐다.
OECD의 '2023년 보건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문의 가운데 병·의원 봉직의 연간 임금소득은 2010년 13만 6천104달러에서 2020년 19만 2749달러로 42% 증가했다.
유의미한 비교를 위해 인플레이션을 반영한 구매력평가(PPP) 환율을 적용한 것이어서 실제 연봉 수준과 차이가 있다.
이에 따라 지난 2010년 OECD 5위 수준이었던 우리나라 봉직의 임금소득은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다.
한국 다음으로 ▲네덜란드(19만 2264달러) ▲독일(18만 8149달러) ▲아일랜드(16만 5727달러) ▲영국(15만 5419달러) ▲덴마크(15만 1150달러) 순이다.
더퍼블릭 / 최얼 기자 chldjf1212@thepubli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