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퍼블릭=안은혜 기자]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오는 23일 기준금리를 현재 연 2.50%로 동결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수의 경제 전문가들은 부동산 가격과 환율 변동성 등의 이슈로 금리 인하 시기를 늦출 것이라고 예상했다.
내년으로 미뤄질 가능성도 거론되는 가운데 이번 주 한은이 발표하는 생산자물가지수와 경제상황 평가 보고서가 시장 전망에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되고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오는 23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 인하 여부를 결정한다.
한은은 올해 2월과 5월 경기둔화 우려에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이후 7·8월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수도권 집값 상승세로 가계부채가 대폭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때문이었다.
다수의 경제 전문가들은 한은의 기준금리 동결을 전망했다. 3연속 동결 예상의 근거는 '부동산'이다.
6·27 대책 등으로 주춤하던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지난달 말부터 재반등했고, 지난 15일 정부가 추가 부동산 대책을 내놨지만, 효과를 확인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정부가 부동산 규제정책을 발표한 만큼 한은도 정책공조 차원에서 10월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며 "환율 변동성도 커졌기 때문에 금융안정 측면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안재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이번 대책의 효과를 확인하려면 최소 1∼2개월이 필요하다"며 "당분간 한은이 기준금리를 2.5%로 동결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전망했다.
장민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부가 주택시장 안정을 목표로 여러 정책을 내놓고 있는데, 한은이 반대로 금리를 내릴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환율도 변수로 거론되고 있다. 안재균 연구원은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도 동결의 배경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원·달러 환율 수준도 높기 때문에 추가 금리 인하 여력은 제약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시장에서 보는 다음 추가 금리인하 시점으로는 11월이 우세하다. 관세영향에 따른 국내경기 충격과 잠재성장률을 하회하는 성장경로를 고려하면 금리인하의 필요성이 여전하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세와 원·달러 환율이 진정돼야 한다는 조건이 뒤따른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잠재성장률의 절반 수준 성장에 그치고 내년 성장률이 반등한다고 하더라도 지금의 금리수준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11월 인하를 재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올해 기준금리를 추가로 내리지 않고 넘어가기에는 여론의 비판이 예상되고, 여론에 민감한 한은이 11월엔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며 "더구나 10월 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0.25%포인트 기준금리를 낮추면 한·미 격차가 1.5%p로 줄어 인하 여력이 더 생긴다. 3분기 성장률이 1%보다 낮으면 금리 인하 가능성은 더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내 추가 인하가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민지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한은이 부동산과 환율에 더 주목할 경우 단기간 내 금리인하 기대감이 강화되기 어렵다"면서 "총재는 10·15 부동산 대책 효과를 확인해야 한다며 추가 인하 시점에 대한 시그널은 명확하게 전달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안예하 선임연구원은 "한은이 연내 기준금리를 동결한 뒤 내년 2월이나 1분기 중 한 차례 더 낮추고 인하 사이클(주기)을 종료할 것"이라며 "경기 양극화 속에도 반도체 중심의 수출 호조와 수요 개선 등을 고려하면 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은 제약될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내년 성장률이 한은의 현재 전망보다 나아질 것같지 않다"며 "GDP(국내총생산) 갭을 기준으로 생각하면 내년 2~3회 더 금리를 내려 1.75~2.0% 수준으로 운용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금통위 기준금리 결정에 앞서 한은은 오는 22일 '9월 생산자물가지수', 23일 '경제상황 평가' 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더퍼블릭 / 안은혜 기자 weme35@thepubli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