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에 우호적인 트럼프, 이재명 정부엔 압박 수위 높여

아르헨티나에 우호적인 트럼프, 이재명 정부엔 압박 수위 높여

  • 기자명 김영일 기자
  • 입력 2025.09.28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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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8월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8월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더퍼블릭=김영일 기자] 한국과 미국이 관세 협상에서 좀처럼 합의점을 도출해 내지 못함에 따라 이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대미 투자 압박 강도를 높이는 것은 이재명 정부에 대한 불신의 신호가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관세 협상 관련, 이재명 정부는 3500억 달러 대미 투자 중 현금 투자는 최소화하고 대부분 보증과 대출로 충당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는 현재 국가 외화보유액(4163억 달러) 규모 등 외환 사정을 고려한 고육지책이다. 대미 투자에 3500억 달러 현금을 집행할 경우 원·달러 환율 급등을 초래해 1997년 금융 위기에 준하는 충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재명 정부는 혹여 3500억 달러를 현금으로 집행한다 해도 외화 유동성 확보를 위한 안전장치인 무제한 통화스와프를 필요조건으로 제시했으나, 트럼프 행정부가 명확한 답변을 거부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되레 압박 강도를 높이는 모양새다.

일본과 같은 방식의 투자를 요구하는 것인데, 일본은 5500억 달러(약 775조원)를 전액 현금으로 집행했으며, 투자처 결정권도 미국에 일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에 투자액 규모를 일본 수준인 5500억 달러에 근접하도록 증액을 요구하며, 이것은 ‘선불(up front)’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이재명 정부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는 것과는 달리,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에 대해서는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하는 등 외교적 온도차를 극명하게 드러냈다.

미국 재무부는 아르헨티나를 ‘중요 동맹국’으로 규정, 200억 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 협상, 달러 표시 채권 매입, 환율안정기금(ESF) 채권 매입까지 거론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밀레이 대통령을 향해 “아주 좋은 친구이자 투사이자 승리자”라며 재선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밀레이 대통령은 친(親)트럼프 성향으로 중남미 국가에서 ‘반중친미’ 노선을 취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트럼프 대통령이 이재명 정부의 대미 투자 압박 강도를 높이는 것은 불신의 신호가 아니냐는 게 일각의 시각이다.

내달 경주에서 열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관세 협상의 중대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kill0127@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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