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퍼블릭=양원모 기자] 국내 건설업계의 최대 청년 채용 행사가 6년 만에 열렸지만, 불황과 규제 강화 속 참가자가 급감하며 인력난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한건설협회는 지난 18일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에서 청년 채용 설명회를 개최했다. 국토교통부, 건설동행위원회, 건설산업사회공헌재단이 후원한 이번 행사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2019년 이후 중단됐다가 재개된 업계 최대 규모의 공동 채용 행사였다.
설명회에는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우건설 등 주요 건설사 인사 담당자들이 참여했지만 행사장을 찾은 취업 준비생은 500명 남짓에 불과했다. 2019년 행사에서 참가자가 1000명을 웃돌았던 것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현장에서는 채용 상담 부스, 이력서·면접 컨설팅, 퍼스널 컬러 진단, 무료 이력서 사진 촬영 등 취업 준비에 필요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됐다. 현대건설, GS건설, 두산건설, 금호건설, 우미건설 등은 하반기 채용을 앞두고 상담 부스를 마련했고, 일부 기업은 채용 절차를 직접 설명하는 시간을 별도로 진행했다.
다만 참여 기업 수는 눈에 띄게 줄어든 모습이었다. 올해 상담 부스 21곳 가운데 건설사는 11곳에 불과했고, 대형 건설사 대부분은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2019년 행사에 삼성물산, 대림산업, 대우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롯데건설 등 10대 건설사 상당수가 참여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참가자 감소 배경에는 업황 부진이 자리 잡고 있다. 건설사들은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일감이 줄어든 상황에서 안전 규제 강화에 따른 부담까지 안고 있다. 사고 발생 시 기업 운영까지 위협받는 구조가 고착화되면서 채용 여력 자체가 줄어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코로나19 이전 매년 하반기 3000~4000명을 신규 채용하던 건설사와 관련 기관들은 올해 신입·경력을 포함해 1500명 정도만 뽑을 것으로 전망된다. 일부 대형사는 채용 계획조차 내놓지 못한 상태다.
전문 인력 이탈도 심화되는 추세다. 건설학과 졸업생들이 다른 업종으로 눈을 돌리면서 업계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업계에서는 이런 흐름이 이어지면 해외 수주 경쟁에서도 인력 부족이 심각한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현장에선 "신기술 분야에서는 인력 수요가 늘고 있다"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특히 BIM은 2030년까지 공공사업에 도입이 의무화되면서 주목받고 있다. 교육 기관, 기업 모두 관련 교육과 채용에 적극적이다.
그래도 전반적으로는 불확실성이 짙다. 불황·규제·채용 축소가 겹치면서 청년들은 취업 문이 좁다고 느끼고 있고, 업계도 전문 인력 기반 약화를 걱정하고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불황기에 과도한 규제와 복잡한 인허가 절차를 완화하지 않는다면 건설업 인재 유입은 더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더퍼블릭 / 양원모 기자 ilchimwang@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