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박상우 전 국토교통부 장관, 올렉시 쿨레바 우크라이나 재건부총리 겸 공동체영토개발부 장관 [사진=연합뉴스]](https://cdn.thepublic.kr/news/photo/202509/276853_277641_426.jpg)
[더퍼블릭=양원모 기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올렉시 쿨레바(42) 재건부총리 겸 공동체영토개발부 장관이 한국에 고속철도 인도적 지원을 요청했다.
쿨레바 부총리는 "우크라이나 재건은 단순한 원상 복구를 넘어 철도, 에너지, 스마트 시티, 산업 생태계를 아우르는 구조적 전환이다. 이 분야에서 독보적 경험을 가진 한국이 재건의 핵심 파트너가 돼달라"며 16일 <조선일보>에 이 같이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최근 러시아군 공습으로 '철의 기관차'로 불리던 한국산 고속열차가 파괴됐다.
서울에서 열리는 '글로벌 인프라 협력 콘퍼런스(GICC 2025)' 참석을 위해 방한하는 쿨레바 부총리는 "전쟁의 잿더미에서 선진국으로 발돋움한 한강의 기적을 본받아 드니프로강의 기적을 일구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 전쟁을 치른 3년 7개월간 영토 19%를 점령당했고, 수만 명의 민간인이 사망·납치됐다. 현재 800만명이 해외, 450만명이 국내에서 피란 생활을 하고 있으며 30만채가 넘는 집이 파괴됐다. 쿨레바 부총리는 "지금도 수십만 젊은이들이 전선에서 조국을 지키기 위해 싸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쿨레바 부총리는 휴전 가능성에 대해 "휴전이 전쟁 종식의 첫걸음이 된다면 언제든 이를 보장할 것"이라면서도 "보여주기식 협상이나 전쟁을 교착상태로 몰아넣는 방식은 원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최근 중국에서 있었던 러시아-북한 간 회담에 대해서도 "양국 간 접촉이 평화로 나아가는 길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기를 바란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쿨레바 부총리는 한국 기업들에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참여를 적극 독려했다. "지난 3년여간 누가 진짜 친구인지 알게 됐다. 한국은 전쟁 초기부터 가장 먼저 직접 지원에 나선 나라 중 하나였다"며 "철도, 인프라, 첨단 기술 등 한국 기업이 진출할 영역은 무궁무진하다. 우리는 시장을 활짝 열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양국 간 시너지 분야로 드론과 배터리 산업을 꼽았다. "우크라이나는 세계 최초로 무인기를 이용한 군대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며 "한국의 디지털, 군수 산업과 결합하면 윈윈 모델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또 "리튬 등 자원을 기반으로 한 배터리 동맹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세계은행은 우크라이나 재건 비용으로 앞으로 10년간 약 5240억달러, 한화로 약 728조원 이상이 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쿨레바 부총리는 "정의로운 평화를 향한 길에 한국이 함께해주길 바란다"며 했다.
더퍼블릭 / 양원모 기자 ilchimwang@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