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백악관 국빈 만찬장에서 공동 기자회견 후 악수하고 있다[워싱턴=AP]](https://cdn.thepublic.kr/news/photo/202510/279255_280181_4520.jpg)
[더퍼블릭=최얼 기자]이스라엘 내각이 가자지구 철수와 인질 석방을 포함한 1단계 휴전안을 승인하며 전쟁 종식을 향한 첫걸음을 내디뎠다. 그러나 하마스가 무장 해제를 거부하고, 이스라엘 극우 각료들이 합의안에 반발하는 등 향후 평화 이행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9일(현지시각)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에 따르면, 총리실은 “정부가 가자지구 인질 전원 석방을 위한 합의를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합의에 따라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내 일부 전선에서 철수하고, 이후 72시간 동안 하마스가 남은 인질 48명(생존 20명·사망 28명 추정)을 전원 석방하게 된다.
다만 내각 내 강경파 인사들의 반발은 거세다.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은 네타냐후 총리에게 “하마스의 통치가 유지되는 한 정부에 남을 수 없다”며 “이번 합의는 테러리스트를 풀어주는 항복 선언”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소속 정당 ‘오츠마예후디트(유대의 힘)’가 정부 붕괴를 감수하더라도 휴전 합의에 반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베잘렐 스모트리히 재무장관 역시 “인질 귀환은 기쁘지만, 팔레스타인 수감자 1700명과 종신형 수감자 250명 석방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하마스도 이번 합의에 대해 “미국과 아랍 중재국의 보증 아래 전쟁의 무기한 종식을 담보한 결과”라며, 완전 만족할수는 없다는 취지로 평가했다. 협상 수석대표 칼릴 알하야는 “트럼프 대통령의 평화 계획에 따라 가자지구 철수와 인질 교환을 실시하기로 했다”며 “이집트, 카타르, 튀르키예 등 형제 국가들에 감사를 전한다”고 밝혔지만, 미국과 이스라엘이 요구하는 ‘무장 해제’에 대해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마스 대변인 오사마 함단도 “어떤 팔레스타인인도 무기를 내려놓지 않을 것”이라며 “이스라엘의 위협이 계속되는 한 저항의 필요성은 여전하다”고 강조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하마스가 국제군 개입이나 무기 반납 문제에 대해 구체적 입장을 밝히지 않은 점이 향후 협상의 최대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결국 이번 휴전안은 전쟁의 악순환을 끊기 위한 의미 있는 진전이지만, 하마스의 무장해제 거부와 이스라엘 내부의 정치적 분열이라는 근본적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양측이 정치적 이해관계를 넘어서 실질적 신뢰를 구축하지 못하면, 이번 합의 역시 또 하나의 일시적 정전(停戰)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더퍼블릭 / 최얼 기자 chldjf1212@thepubli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