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연기금, 국내 주식 왜 안 사나" 지적하자, 바로 1863억 샀다

이재명 대통령 "연기금, 국내 주식 왜 안 사나" 지적하자, 바로 1863억 샀다

  • 기자명 안은혜 기자
  • 입력 2025.09.14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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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떠받치려 연금 압박하나" 우려

이재명 대통령이 "국내주식 왜 안 사나" 지적하자 국민연금 등 연기금이 1863억 원어치 국내 주식을 사들였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국내주식 왜 안 사나" 지적하자 국민연금 등 연기금이 1863억 원어치 국내 주식을 사들였다. @연합뉴스

[더퍼블릭=안은혜 기자] 이재명 대통령의 "국내 연기금, 낮은 국내주식 비중 이해 안 된다"는 발언에 다음날 연기금이 1863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향후 5년 간 투자 계획이 세워져 있는 국민연금을 압박해 주가를 떠받친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대통령은 지난 11일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국내 연기금이 왜 국내 주식에 투자하는 비중이 낮고 외국 주식만 잔뜩 사는지 물어봤다"며 "국내 주식이 매우 저평가돼 있고, 국민들이 불신하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30년 후 저출생에 따른 인구구조 변화로 연금 지출이 많아져 주식을 팔아야 하는데 그때 국내 주식이 폭락한다는 설명은 이해가 안 된다"며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이는 정부가 연기금의 투자 전략에 직접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다는 신호로, 단기적으로는 국내 주식 투자 비중 확대 요구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대통령의 발언 다음날인 12일 연기금은 코스피를 1863억 원어치 순매수해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최대 순매수 기록을 세웠다.

국민연금은 올해 6월 말 기준 1269조2000억 원의 자산을 주식, 채권 등으로 굴리고 있다. 연금 기금운용본부가 공개한 포트폴리오(자산 배분) 내역에 따르면, 국내 주식에는 189조1020억 원(전체 중 14.9%), 해외 주식에는 446조1720억 원(35.2%)을 투자하고 있다. 

국민연금의 최고 의사 결정 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는 2029년 말까지 해외 주식은 42%까지 늘리는 한편, 국내 주식 목표 비율은 계속 줄여 13.0%로 낮출 계획이다.

이 대통령은 이 부분을 지적했는데, 사실 투자 비율이 줄어든다고 실제 국내 주식 투자액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지난 3월 보험료율(내는 돈)을 9%에서 13%로 올리는 국민연금 개혁안 통과로, 오는 2053년 국민연금 적립금은 연평균 수익률 5.5% 가정하에 3659조 원으로 늘어난다. 그럼 국내 주식 투자 비율 13% 적용 시 연금은 국내 주식 475조 원 가량을 보유하게 된다. 

현재 국민연금이 보유한 국내 주식은 전체 시가총액 대비 6.5% 수준이다. 국민연금보다 규모가 큰 일본 공적연금(GPIF)도 비슷한 규모로 자국 주식을 갖고 있다. 

세계 전체 주식에서 일본 주식시장은 6% 비율인 반면 한국 주식시장은 1.3% 비율에 불과하다. 국민연금이 글로벌 시장 비율보다 자국 주식을 더 많이 사는 ‘자국 편향(home bias)’ 현상이 훨씬 심한 셈이다.

투자업계 전문가는 국민들의 노후가 달린 돈을 굴리는 국민연금은 전문가들의 의견을 반영해 장기적인 원칙에 따라 신중하게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더퍼블릭 / 안은혜 기자 weme35@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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