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증권, 9000억원 유상증자…IMA 진출 염두에 둔 대규모 자본확충?

한투증권, 9000억원 유상증자…IMA 진출 염두에 둔 대규모 자본확충?

  • 기자명 김영일 기자
  • 입력 2025.08.26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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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증권 유상증자 주요내용(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한국투자증권 유상증자 주요내용(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더퍼블릭=김영일 기자] 한국투자금융지주 자회사 한국투자증권(한투증권)은 9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한다고 26일 공시했다.

이번 유상증자는 ‘재무건전성 강화를 위한 자본확충 차원’이라는 게 한투증권의 설명이지만, 시장에서는 종합투자계좌(IMA) 사업 진출을 염두에 둔 대규모 자본확충으로 보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나신평)는 한투증권의 이번 유상증자가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하면서, 최근 5년간 조정순자본비율(증권사의 자본적정성을 나타내는 지표)이 낮아지는 흐름을 거론하며 “재무안정성 추이에 대한 모니터링을 지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IMA 사업자 인가 신청한 한투증권…한국투자금융지주가 9000억원 유상증자 전액 출자

한투증권은 26일 9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단행을 결정했다. 발행가는 주당 5000원으로, 발행 주식 수는 보통주 1만 8000주다. 이번 유상증자는 주주배정 방식으로 한투증권 지분 100%를 보유한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전액 참여하며 납입 예정일은 9월 29일이다.

유상증자 규모 9000억원은 올 상반기 한투증권 별도 재무제표 기준 자기자본(10조 5000억원 상당)의 8.6% 규모로, 올해 3분기 한투증권의 자기자본은 11조원을 상회할 전망이다.

한투증권의 대규모 자본확충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3월에는 70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바 있고, 앞서 지난해 12월엔 3000억원 유상증자를 단행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한투증권의 잇따른 자본확충을 두고 IMA 사업 진출을 염두에 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IMA는 증권사가 고객 예탁금의 70% 이상을 기업 대출이나 회사채에 투자해 연수익률 4~8%를 목표로 하는 중수익 상품으로, 가장 큰 특징은 만기에 원금이 보장된다는 점이다. 고객 입장에서는 원금은 보장되면서도 시중은행 예·적금보다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것.

증권사의 경우 고객 자금 유치 등 소매금융 부문의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음은 물론, 발행어음을 통한 추가적인 자금 조달을 확대할 수 있다. 기존 발행어음은 자기자본의 200%까지만 발행이 가능하나, IMA는 발행어음과의 통합한도가 자기자본의 200%+100%로 설정돼 있어 추가적인 자금 조달 확대가 가능해진다.

IMA는 기업에 투자해서 손실이 나도 손실을 증권사가 떠안는 방식이기 때문에, 감당이 가능한 자기자본 8조원 이상인 종합금융투자사 인가를 받은 증권사만 이르면 올 4분기부터 IMA를 출시할 수 있다.

현재 한투증권과 미래에셋증권(자기자본 10조 2600억원 상당), NH투자증권(8조원 상당) 등 3곳이 인가를 신청했으며 정부는 연내 IMA 사업자 지정을 완료할 계획이다.

나신평 “한투증권, 이미 최고 수준 신용도…추가적인 자본적정성 지표 저하 가능성 존재”

한편, 나신평은 한투증권의 이번 유상증자가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나신평은 “금번 유상증자가 한국투자증권의 자본적정성 제고, 경쟁력 및 시장지위 강화 등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판단하나,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한투증권의 자체신용도(aa)가 이미 증권업계 최고 수준으로 부여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는 한투증권의 이번 유상증자가 자본적정성 제고, 경쟁력 및 시장지위 강화 등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긴 하지만, 이미 자체 신용도가 증권업계 최고 수준이기 때문에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나신평은 “금번 자본확충은 사업경쟁력 제고를 통해 동종업계 내 우수한 경쟁 지위를 지속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한투증권의 재무안정성 추이에 대한 모니터링을 지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나신평은 “6월말 한투증권의 순자본비율은 약 3,000%로 규제 비율인 100%를 크게 웃돌고 있으나, 최근 5년간 위험인수 확대로 인해 실질 위험을 반영하는 조정순자본비율(증권사의 자본적정성을 나타내는 지표)은 낮아지는 흐름을 나타냈다”고 평가했다.

이어 “부동산PF 관련 NCR(증권사의 재무 건전성을 평가하는 지표) 위험값 조정 등도 자본적정성 지표 관리의 부담요인이며, 발행어음 등 영업 확대에 따라 추가적인 저하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현재 발행어음 조달은 전부 만기 1년 미만의 단기성 자금으로 구성돼 있는 반면, 운용자산의 약 70%는 장기 프로젝트로 운용되고 있어 조달과 운용 간 만기 미스매치가 발생하고 있다”며 “발행어음 경쟁 심화로 투자자들의 자금이동이 빈번하게 이루어지거나 기투자 자산의 회수가 지연되는 경우 유동성 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는 점도 점검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한투증권의 모회사 한국투자금융지주에 대해선, 자회사에 대한 자금지원 부담이 지속되는 점은 부담 요인으로 봤다.

나신평은 “한국투자캐피탈에 대한 지급보증한도(2조 2000억원)와 한국투자파트너스 등에 대한 상환우선주(약 1000억원) 및 대여금 (1조 1000억원), 한국투자증권에 대한 사모사채(5000억원) 및 신종자본증권(7000억원) 투자 등을 고려한 실질 자회사 지원 규모는 지표 대비 높은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보유 자회사들의 투자자산에서 손실 부담이 확대되거나, 한국투자금융지주의 사업다각화 노력이 지속될 경우 추가적인 자금부담이 발생할 수 있어 자본적정성 지표 관리에 대한 모니터링을 지속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kill0127@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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