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웨스팅 JV 설립 관측… "韓, 美 원전 공급망 핵심될 것"

 한수원-웨스팅 JV 설립 관측… "韓, 美 원전 공급망 핵심될 것"

  • 기자명 양원모 기자
  • 입력 2025.08.23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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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주호 한수원 사장 23일 방미… 웨스팅하우스와 JV 논의 차질없이 진행
트럼프 "2050년까지 원전 4배 확대"… 韓 건설 역량에 기대감 고조
체코 원전 '이면 합의' 논란 속에 원전 관련주 ETF 2% 상승

고리 원전 [사진=연합뉴스]
고리 원전 [사진=연합뉴스]

[더퍼블릭=양원모 기자]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과 미국 웨스팅하우스 간 조인트벤처(JV) 설립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한국이 미국 주도 원전 공급망 재편의 핵심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강민창 KB증권 연구원은 22일 보고서를 통해 "미국이 앞으로 원전 르네상스를 실현하려면 반드시 미국 주도형 글로벌 공급망을 다시 구축해야 한다"며 "이 부분에서 한국의 역할이 부각된다"고 분석했다.

미국은 현재 총 93기의 원자로를 가동하고 있다. 이 가운데 57기는 웨스팅하우스나 1999년 웨스팅하우스에 인수된 CE의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가압경수로(PWR)로 한정하면 미국 내 점유율은 92%에 달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펜실베이니아 에너지 서밋에서 웨스팅하우스를 "미국 원전 르네상스를 함께 할 기업"으로 소개하면서 "2050년까지 미국 원전 설비 용량을 4배 늘려 원전 약 300기를 추가 건설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웨스팅하우스의 약점은 건설 능력이다. 1978년 스리마일섬 원전 사고 이후 40년간 제대로 된 원전 건설 실적이 없다. 이 지점에서 한국 역할이 부각된다. 한국은 국내외에서 원전 36기를 건설하며 축적한 제작·수행·관리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 최초 원전인 '고리 1호기'는 웨스팅하우스 WH60으로 건설됐으며, 한국형 표준형 원전 OPR1000은 CE의 시스템80을 기반으로 개발됐다. 이를 확장·개량한 것이 APR1400이다.

웨스팅하우스는 최근 '굴욕 수주' 의혹으로 뭇매를 맞고 있다. 26조원 규모의 체코 원전을 수주하는 과정에서 한수원과 이면 합의를 체결했다는 것이다. 이 합의에는 한수원이 원전 1기를 수출할 때마다 최소 1조원의 기술료 및 물품·용역 구매를 웨스팅하우스에 제공하고, SMR 수출 시 기술 검증을 받으며 북미와 유럽, 일본 등에서는 신규 원전 수주 활동을 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한수원은 폴란드, 스웨덴, 네덜란드 등에서 원전 수출을 포기했다. 하지만 웨스팅하우스의 JV 설립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이 같은 리스크가 해소될 것이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황주호 한수원 사장은 오는 23일 웨스팅하우스와 원전 산업 협력을 논의하기 위해 출국한 상태다.

시장도 즉각 반응했다. 지난 19일 상장한 'TIGER 코리아원자력'(0091P0)과 'SOL 한국원자력SMR'(0092B0) ETF는 22일 2%에 가까운 상승률을 보이며 거래를 마쳤다. 이들 ETF는 두산에너빌리티, 현대건설, 한전기술, 한전KPS 등을 공통으로 편입하고 있다.

강민창 연구원은 "당장 한국형 원전의 미국 수출이 이뤄지지 않아도 실망할 필요는 없다"며 "한전 산하 공기업들과 한국 민간 기업들이 미국에 제공할 수 있는 원전 관련 역량은 다양하기에 한국 원전 공급망 전반에 지속해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퍼블릭 / 양원모 기자 ilchimwan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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