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퍼블릭=안은혜 기자] 사상 최고 지수를 경신하다 '급제동'이 걸렸다 하루 만에 다시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코스피의 롤러코스터에 ‘조선·방산·원전(조·방·원)’이 올라탔다.
상반기 코스피 주도주였던 조·방·원 업종이 상승세를 타며 고공행진을 이어가다 약세를 보이는 등 오락가락하고 있는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상반기 오름 폭이 컸던 만큼 차익 실현 매물의 출회, 상승 모멘텀 약화 등으로 일시적 조정을 겪는 것으로 진단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5일 기준 유가증권시장에서 시총 순위가 가장 많이 오른 종목은 원전 관련 기업인 두산에너빌리티로 지난해 말 38위에서 11위로 뛰었다. 이 기간 시총은 3.5배 가량 급증하기도 했다.
두 번째로 상승폭이 큰 종목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지난해 말 28위에서 5위에 올랐다. 조선주인 한화오션도 지난해 말 대비 20계단 뛰었으며, HD한국조선해양도 9계단 올랐다.
하지만 전날 두산에너빌리티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700원(1.14%) 내린 6만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 밖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0.68%), HD현대중공업(-1.28%), 한화오션(-1.77%), HD한국조선해양(-0.96%) 등이 약세를 보였다.
시장에서는 그간 랠리를 지속했던 종목들이 약세를 보이는 것에 대해 차익 실현, 모멘텀 약화 등을 꼽는다. 대표적으로 정부의 원전 지원 축소 우려로 인해 부진을 면치 못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인공지능(AI)을 위한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전력 수급을 위해 원전을 짓자고 하지만 지금 시작해도 10년 지나 지을까 말까인데 그게 대책인가"라며 늘어나는 전력 수요에 따른 대안으로 신재생에너지 발전을 제시했다.
조선 업종의 경우 한·미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가 무산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하락세를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미 간 협력 기대로 조선 업종이 상승 가도를 달렸지만 대미 투자금 3500억 달러라는 천문학적인 비용에 최근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방산주 기세도 한풀 꺾였다.
일부 업체의 2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해 고평가 논란이 있었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가능성이 불거지며 방산주에 대한 전반적인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지난달 LIG넥스원은 2분기 영업이익이 연결 기준 776억 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58% 증가했지만, 증권가 추정치(856억 원)에 9% 가량 못 미치는 실적이다. 증권가는 LIG넥스원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증권가에선 중장기적 관점에서 이번 조정을 저가 매수 기회로 삼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조선·원전·방산주 상승 모멘텀의 핵심은 해외 수주이기 때문이다.
더퍼블릭 / 안은혜 기자 weme35@thepubli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