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퍼블릭=안은혜 기자] 6·27 대출규제 이후 은행권이 하반기 가계대출 목표치를 상반기 대비 50% 줄이면서 수익성 확보를 위해 기업대출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중소기업 대출수요가 급등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경제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금융권의 규제 강화로 대출 문턱은 높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23일 은행권에 따르면, 시중은행은 대출금리 우래 한도를 늘리고, 특판 대출 상품을 판매하는 등 기업대출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하반기 연간 금리 우대 프로그램 한도를 기존 8조 원에서 9조5000억 원으로 확대했다. 신한은행은 공급망 금융을 강화해 기업영업을 확대하고 기업 우대금리 프로그램 한도를 12조 원으로 증액했다.
우리은행은 하반기 조직개편에서 소호사업부를 신설, 상반기 6조6000억 원에 이어 3분기에만 4조6000억 원 규모의 대출금리 우대 한도를 설정했다.
하나은행은 기존 '주거래 우대 장기대출' 등 기업 대상 특판 대출 한도를 8조 원 추가로 늘렸다. 또한 하반기부터 중소기업과 소호(SOHO) 대출을 확대키로 결정하면서 3분기에만 2조4900억 원 집행된다.
카카오뱅크도 개인사업자 신용대출 한도를 3억 원으로 증액하고, 하반기 개인사업자 비대면 담보대출 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은행의 기업대출 공급은 대기업에 쏠리고 있다.
5대 은행(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 대기업 대출 잔액은 지난 18일 기준 165조5357억 원으로 올해 들어 5조9147억 원 늘었다. 기업대출(대기업+중소기업+공공기관) 증가액은 8조7728억 원이다.
반면, 중소기업 대출 잔액(663조8597억 원)은 대기업 대출 잔액의 약 4배인데 올해 1조6307억 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중 개인사업자 대출액은 지난해 말 323조1096억 원에서 321조4112억 원으로 1조 원 이상 줄었다.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평균 0.55%로 1년 전(0.44%)보다 0.11%포인트 올랐다. 대기업 대출 연체율(0.11%)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은 1분기 기준 1.88%를 기록,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경기 부진과 수출 둔화로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이 치솟자 은행들은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문턱을 더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빚을 못 갚는 기업이 늘고 있다"며 "재무건전성 측면에서 은행권도 담보가 확실하거나 우량한 중소기업을 발굴하는 데 주력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더퍼블릭 / 안은혜 기자 weme35@thepubli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