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퍼블릭=김미희 기자]지난 4년간 서울대에서만 50명 넘는 교수가 해외 대학으로 빠져나간 것으로 파악되면서 서울대가 교수들의 성과에 따라 연봉을 차등 지급하는 성과 연봉제 운영안을 최근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일 국민의힘 서지영 의원이 교육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제출받은 전국 국립대 교수 이직 현황에 따르면 2021년부터 지난 5월까지 서울대에서 56명의 교수가 해외 대학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 중 41명은 미국 대학으로 이직했고 나머지는 홍콩, 싱가포르, 일본, 호주, 중국 등으로 향했다.
계열별로 보면 ▲인문사회(28명) ▲자연과학(12명) ▲공학(12명) ▲예체능(3명) ▲의학(1명) 순이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광주과학기술원(GIST), 울산과학기술원(UNIST) 등 4대 과학기술원에서는 교수 28명이 서울대로 이직했고, 18명이 해외 대학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처럼 서울대학교 교수들의 인력 유출이 늘어나면서 9일 조선일보 단독 보도에 따르면 서울대가 교수들의 성과에 따라 연봉을 차등 지급하는 성과 연봉제 운영안을 최근 마련해 학교 내부에 공유한 것으로 보도했다.
이 매체 보도에 따르면 2012년 정부 등록금 동결 정책으로 한국 대학 교수들 연봉이 10년 넘게 정체된 가운데, 서울대 이공계는 물론 인문·사회과학의 ‘스타 교수’들까지 해외로 옮기면서 ‘인재 유출’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대의 성과 연봉제 도입은 이번이 처음으로, 2011년 서울대 법인화 이후 14년 만이다.
조선일보가 단독 인수한 ‘서울대학교 교원 성과 중시 연봉제 운영 지침’ 문건에 따르면 서울대는 연구 경쟁력을 대폭 끌어올리기 위해 전년도에 받은 성과급을 누적시켜 다음 해 연봉에 반영하는 ‘누적식 성과연봉제’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 2016년 국립대 교수 전체를 대상으로 성과연봉제를 시행했지만 매년 성과가 초기화돼 새롭게 경쟁하는 방식의 비누적식 방식이었다. 당시 서울대는 국립대가 아닌 국립대학법인이라는 이유로 제외됐다고도 덧붙였다.
이와 함께 서울대는 정년 보장 교수들의 기본급도 연 300만원 가까이 올릴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서울대는 성과 연봉제 시행을 위해 ‘연봉제 심의 위원회’를 신설하기로 했다. 이 위원회는 서울대 교육부총장, 교무·학생 처장 등 보직 교수와 총장이 임명하는 교수 8명 등으로 구성된다.
다만, 이 매체 보도에 따르면 실제 넘어야 할 산은 아직도 많은 것으로 전했다. 사실상 연구 효과를 수치화하는 것이 어려운 데다가 기준도 모호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논의가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더퍼블릭 / 김미희 기자 thepublic3151@thepubli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