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퍼블릭=안은혜 기자] 최근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 상승세가 심상치 않은 가운데 가계대출 증가세가 올라가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은행권에 적극적인 대출 관리 역할을 주문했다.
전날(23일) 이 총재는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은행연합회 정례이사회 직후 조용병 은행연합회장을 포함한 18개 주요 시중은행장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 총재는 "금리 인하 기조하에 주택 시장 및 가계대출과 관련한 리스크가 다시 확대되지 않도록 은행권의 안정적인 가계부채 관리가 중요한 시기"라며 가계부채 총량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조 회장도 "대내외 리스크가 중첩되고 경제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은행권도 한은과 함께 경제와 국민 삶의 안정을 위해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대응해 나가고 있다"며 "가계부채 관리와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한은의 정책에 적극 협력하며, 은행권 본연의 역할도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답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전체 금융권의 가계대출 잔액은 1683조9000억 원으로 전월보다 6조 원 늘었다. 연중 최고치의 증가 폭이다. 특히 은행 자체에서 취급한 주택담보대출이 전월 대비 2조5000억 원 늘면서 연중 최고 증가 폭을 달성했다.
5대 시중은행만 놓고 봐도 가계대출 잔액은 752조749억 원(지난 19일 기준)으로 5월 말(748조812억 원) 대비 3조9937억 원 증가했다. 일평균 2102억 원씩 늘어난 수치로, 지난해 8월(3105억 원) 이후 10개월 만에 최대치다.
금융당국은 이 같은 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
한은은 지금과 같은 금리 인하기에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포함한 거시 건전성 규제 강화를 위해 대출 흐름을 조절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음 달 10일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앞두고 있는 한은은 최근 수도권 집값과 가계대출 증가세가 안정되지 않는다면 금융 안정을 고려해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한은이 추진하고 있는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 모의실험인 '프로젝트 한강' 관련 협업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프로젝트 한강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IBK기업·BNK부산 등 7개 은행과 한은이 함께 추진하는 프로젝트로 이달 말 1단계 실험이 끝나고 연말께 2단계 테스트에 돌입할 계획이다.
아울러 은행권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추진 중인 스테이블코인 발행 모델과 관련, 은행권 의견이 법제화되는데 적절하게 반영될 수 있도록 한은과 은행권이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는 데도 의견을 같이했다.
이 외에도 이 총재와 은행장들은 무위험지표금리(KOFR) 시장 활성화, 국제금융전문표준(ISO 20022) 도입, 외환시장 구조 개선 방안 등도 논의했다.
더퍼블릭 / 안은혜 기자 weme35@thepubli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