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치하면 내전” 軍 투입 정당화하는 트럼프…“미국 군대를 미국 시민에게 맞서게 해” 비판

“방치하면 내전” 軍 투입 정당화하는 트럼프…“미국 군대를 미국 시민에게 맞서게 해” 비판

  • 기자명 김미희 기자
  • 입력 2025.06.11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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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김미희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LA)에서 벌어지고 있는 불법이민자 단속·추방에 대한 대규모 시위를 두고 “방치하면 내전이 일어날 것”이라며 군 투입을 옹호하고 나섰다.

9일 현지시간 미 국방부는 LA의 질서 회복을 위해 해병대 700명을,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불법이민자 단속 지원을 위해 추가로 2천명의 캘리포니아 주방위군을 LA에 배치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이미 배치된 주방위군 2천명을 포함해서 LA에 주둔하게 되는 전체 병력이 4천700명으로 늘어나게 됐다.

11일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연방 정부가 주지사의 요청 없이 주 방위군을 통제한 것은 1965년 이후 처음이다. 당시엔 앨라배마주 흑인 참정권 시위를 주 방위군이 과격 진압하자, 대통령이 지휘권을 가져온 경우로 이번과는 상황이 반대였다. 트럼프 정부는 주 방위군 2천100명 외에도 해병대 700명을 추가 투입해 합동 진압 부대를 꾸렸다. 주 방위군과 해병대를 자국민 치안 유지 목적을 위해 동시 투입하는 것은 미국 역사상 전례를 찾기 어렵다.

트럼프 대통령은 군 병력이 경찰을 비롯한 현지 시위 진압 인원에 대한 보호 등 간접 지원을 넘어 시위 참가자를 직접 진압할 수 있도록 반란법(Insurrection Act)을 발동할 것이냐는 질문에 “반란 행위가 있으면 분명히 발동할 것”이라며 “지켜볼 것”이라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민 단속을 벌이는 연방 법 집행관을 시위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주방위군과 해병대를 파견한 결정을 재차 옹호하면서 “수 세대에 걸친 육군 영웅들이 먼 땅에서 피를 흘린 것은 우리나라가 침략과 제3세계 무법에 의해 파괴되는 것을 지켜보기 위해서가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반면 불법 이민자 단속 반대 시위 대응을 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첨예하게 대립 중인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트럼프 정부의 LA 내 군대 배치를 막아달라며 법원에 긴급 가처분 신청을 냈다.

뉴섬 주지사는 10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에 “나는 방금 로스앤젤레스에 트럼프의 불법적인 해병대·주방위군 배치를 막아달라는 긴급 신청을 제기했다”며 법원에 제출한 신청서 표지 이미지를 게시했다.

이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을 상대로 하는 가처분 소송이 캘리포니아 북부 연방법원에 제기됐다.

뉴섬 주지사는 “트럼프가 미국 군대를 미국 시민들에게 맞서도록 하고 있다”며 “법원은 이 불법적인 조치를 즉시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AP와 CNN, NBC 방송 등에 따르면 불법이민자 단속에 반대하는 시위는 미국 10여개 대도시로 확산 중이다.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와 새너제이, 샌타애나, 오리건주 포틀랜드, 워싱턴주시애틀,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텍사스주 댈러스와 오스틴, 샌안토니오, 일리노이주 시카고, 켄터키주 루이빌, 조지아주 애틀랜타, 테네시주 멤피스,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오클라호마주 오클라호마시티, 뉴욕주의 뉴욕 등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정책을 비판하는 집회·시위가 열렸다.

더퍼블릭 / 김미희 기자 thepublic3151@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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