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오성홍기 [연합뉴스]](https://cdn.thepublic.kr/news/photo/202506/266121_266305_5528.png)
미중 무역 전쟁이 휴전 국면에 접어들었음에도 중국의 대미 수출 회복세가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양국 간 '제네바 합의'가 충분한 반전을 이루지 못하면서 중국 수출 기업들이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평가다.
중국 해관총서는 5월 중국 수출액이 3161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8% 증가했다고 9일 발표했다. 이는 로이터(5.0%)와 블룸버그(6.0%)가 제시한 시장 예상치를 모두 밑도는 수치다. 주목할 점은 대미 수출의 급격한 감소다. 5월 중국의 대미 수출액은 288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4.5% 감소했다. 이는 4월보다 하락 폭이 크게 확대된 것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자체 계산 결과 대미 수출이 34% 감소했다"며 "5월 중국 대미 수출이 팬데믹 초기였던 2020년 2월 이후 최대 감소율을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통신도 "이는 2020년 2월 팬데믹 초기 경제 셧다운 당시 이후 최대 하락 폭"이라며 "대미 수출이 코로나19 초기 수준으로 급락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급감세는 지난달 10일 양국이 발표한 제네바 합의 이후 수치라는 점에서 뜻밖으로 풀이된다. 당시 미·중은 앞으로 90일간 상호 관세율을 115%포인트 인하하고 비관세 장벽을 완화하기로 했다. 무역 전쟁의 여진이 대미 수출을 제한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이다.
미국을 제외한 다른 지역 수출은 활로를 찾고 있다. 5월 중국의 대아세안(ASEAN) 수출은 14.8% 증가한 583억7360만 달러, 대유럽 연합(EU) 수출은 12.0% 늘어난 495억160만 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베트남으로의 수출은 3개월 연속 170억 달러를 넘기며 22% 급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를 두고 "미국 관세를 회피하기 위한 중국 기업들의 제3국 우회 수출 전략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미국의 대베트남 무역적자가 확대되면서 미국과 제3국 간 무역 갈등이 복잡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중국의 내수 경기는 여전히 냉각 상태다.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0.1% 하락하며 4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생산자물가지수(PPI) 역시 3.3% 내리며 32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다른 주요국들이 인플레이션을 우려하는 것과 달리 중국은 디플레이션 압박을 받고 있는 셈이다.
수입 역시 감소세를 보였다. 5월 중국의 수입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 줄어든 2128억8000만 달러로, 로이터가 예상한 0.9% 감소보다 훨씬 큰 낙폭을 기록했다. 특히 미국산 제품 수입은 18.1%나 줄어들어 양국 간 무역 감소가 더 뚜렷해졌다.
다만 중국의 5월 무역수지는 1032억2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4월보다 흑자 규모가 커진 것이다. 또 중국의 전략자원인 희토류 수출량은 5865톤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줄었지만, 4월보다는 23% 증가해 회복세를 보였다.
더퍼블릭 / 양원모 기자 ilchimwang@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