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가계대출 추이 [한국은행 제공]](https://cdn.thepublic.kr/news/photo/202505/262603_262291_1633.jpg)
[더퍼블릭=손세희 기자] 부동산 시장의 규제 완화가 가계대출 시장에 빠르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올해 초 토지거래허가구역 일부 해제 이후 증가한 주택 거래 수요가 본격적인 대출 증가로 이어지며, 지난 4월 한 달간 은행을 포함한 금융권의 가계대출이 5조3000억원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4월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150조1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4조8000억원 증가했다. 지난 3월(1조6000억원)보다 세 배 가까이 많은 규모이자 지난해 9월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이다.
주택담보대출이 3조7000억원 늘어나며 전체 가계대출 증가의 대부분을 차지했고,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 대출도 1조원 늘어났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같은 날 발표한 자료에서도 금융권 전체의 가계대출은 5조3000억 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3월 증가 폭이 7000억원에 불과했던 점을 고려하면 불과 한 달 사이 대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셈이다.
특히, 2금융권(저축은행, 보험사 등)에서도 가계대출이 한 달 만에 5000억원 늘어나며 다시 증가세로 전환됐다. 3월에는 오히려 9000억원이 줄었었다.
당국은 주택 거래 회복과 함께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 3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시행 전 미리 대출을 받으려는 ‘선수요’까지 겹치면서 대출 증가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은행은 특히 “주택 거래의 시차 효과로 인해 5월에도 대출 증가세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한편, 가계뿐 아니라 기업 대출도 급증했다. 4월 한 달간 은행권 기업 대출은 14조4000억원이나 증가했다. 지난 2020년 4월(27조9000억원) 이후 5년 만의 최대 증가폭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대출이 각각 6조7000억원, 7조6000억원씩 늘어나며 고르게 증가했다. 특히 3월에는 기업대출이 오히려 2조1000억원 줄었으나 한 달 만에 반전된 모습이다.
다만, 수신(예금) 측면에서는 대규모 자금이 빠져나갔다. 예금은행의 전체 수신은 25조9000억원 감소했는데 부가가치세 납부, 배당금 지급, 지방자치단체의 자금 인출 등의 요인이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수시입출식예금에서는 36조8000억원이 빠져나가며 급감했고, 정기예금은 5000억원 증가에 그쳤다. 은행들이 예금 유치에 힘을 쏟았음에도 기업들의 배당금 지급 여파를 상쇄하기엔 역부족이었다.
반면, 자산운용사로는 자금이 대거 유입됐다. 머니마켓펀드(MMF)를 중심으로 38조5000억원이 몰리며 단기 자금이 대거 이동하고 있는 양상을 보였다.
더퍼블릭 / 손세희 기자 sonsh821@thepubli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