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 여수공장 전경 [사진=롯데케미칼]](https://cdn.thepublic.kr/news/photo/202502/251367_249851_4038.jpg)
[더퍼블릭=양원모 기자] 롯데케미칼이 파키스탄 자회사 지분 매각으로 약 1000억원의 현금을 확보하며 에셋 라이트 전략의 첫걸음을 내디뎠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19일 이사회를 열어 파키스탄 자회사 LCPL(LOTTE Chemical Pakistan Limited) 지분 75.01%를 978억원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고 20일 밝혔다. 인수자는 파키스탄 투자사 아시아파크인베스트먼트와 아랍에미리트(UAE) 석유화학업체 몽타주오일 DMCC 컨소시엄이다. 이번 매각으로 롯데케미칼은 미수령 배당금 296억원을 포함해 총 1275억원의 자금을 확보하게 됐다.
LCPL은 폴리에스테르 섬유 및 산업용 원사의 원료인 고순도 테레프탈산(PTA)을 생산하는 회사로, 지난해 매출 5320억원, 영업 이익 198억원을 기록했다. 롯데케미칼은 2009년 약 147억원을 투자해 LCPL을 인수한 후 연간 50만톤까지 생산량을 늘렸으나, 최근 범용 제품보다 고부가가치(스페셜티) 소재 부문에 집중하기로 하면서 매각을 결정했다.
이번 매각은 롯데케미칼이 지난해 발표한 에셋 라이트 전략의 첫 가시적 성과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중국발 공급 과잉으로 석유화학 시황 회복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범용 사업을 축소하고 현금을 확보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부터 수익성이 낮은 사업을 정리하고 스페셜티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추진해왔다.
LCPL 매각 외에도 롯데케미칼의 구조조정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말 미국 자회사 LCLA의 제3자 유상 증자를 통해 6626억원을 확보했고, 말레이시아 합성고무 생산 회사 LUSR을 청산했다. 올해 안에 인도네시아 법인(LCI) 지분을 활용해 약 7000억원을 추가 조달할 계획이다.
최근 3년간 영업 손실을 기록한 롯데케미칼은 재무 구조 개선을 위해 현금 유출 최소화에 주력하고 있다. 올해 설비 투자(CAPEX) 규모를 당초 계획보다 1조원 줄인 1조 4000억원으로 조정했다. 지난해 말 기준 롯데케미칼의 현금 예금은 3조 4757억원으로 전년 대비 11.2% 감소했으며, 부채 비율은 72.7%로 7.2%p 증가한 상태다.
이영준 롯데그룹 화학군 총괄대표는 "사업 구조 전환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현금흐름 중심의 경영을 유지할 것"이라며 "실효성 있는 가시적인 사업 재편을 실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국내외 자회사를 포함한 화학군 전체의 혁신 활동에 집중해 수익성 개선과 운영 효율성 향상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롯데케미칼의 이번 파키스탄 법인 매각이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과 '재무 건전성 강화'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라고 평가하고 있다. 여기에 5조원 규모의 인도네시아 라인 프로젝트가 준공되면 대규모 투자 집행이 줄어 더 자금 여력이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더퍼블릭 / 양원모 기자 ilchimwang@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