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퍼블릭=양원모 기자] 비트코인이 9만 7000달러 선에서 횡보하며 앞으로 방향을 두고 시장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 금리 인하 불확실성 등 거시 경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변동성이 커진 탓이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6일 오후 12시 26분 전날 대비 1.07% 하락한 9만 7200.51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10만 달러를 터치한 뒤 하락을 거듭하고 있다. 하락은 미국과 중국 간 무역 전쟁 우려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미국이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한 관세 부과를 한 달간 유예했지만 중국에 대해서는 고율 관세를 유지하기로 했다. 이에 맞서 중국은 미국산 석탄과 액화천연가스에 15% 보복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하며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
이에 일각에선 비트코인이 '디지털 금'으로서 인플레이션 헤지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유진 파마 시카고대 교수는 "비트코인은 교환 매체로서 기본적인 규칙을 어기고 있고 실질 가치가 극도로 변동적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살아남을 수 없다"며 "10년 안에 비트코인의 가치가 0이 될 가능성이 100%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도 "가상화폐는 쓸모가 전혀 없다"며 부정적 견해를 밝혔고, 월가의 전설적 투자자인 하워드 막스 오크트리캐피털 회장도 "비트코인은 투기성 자산으로 미래 가치를 예측할 수 없다"며 회의적 시각을 보였다.
반면 트럼프 행정부의 가상자산 친화적 정책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하다. 스탠다드차타드(SC) 은행은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가 끝날 무렵 비트코인이 50만 달러를 기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제프 켄드릭 SC 분석가는 "가상화폐는 안전하고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이라는 평판을 얻고 있다"며 기관투자자들의 유입이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비트와이즈 자산운용의 제프 박은 "관세 전쟁 장기화가 결국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자극해 비트코인 상승을 이끌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과거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도 비트코인은 등락을 거듭했지만, 최고 2만 8000달러까지 상승한 바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이 심리적 저항선인 10만 달러를 안정적으로 돌파하면 회복을 이어갈 수 있지만, 9만 3500달러 지지선을 밑돌 경우 낙폭이 확대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라케시 우파드예히 코인텔레그래프 연구원은 "비트코인은 9만 달러 부근에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면서도 "당분간 박스권 내에서 등락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한편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는 지난주 5억 5950만 달러가 순유입됐다. 글래스노드는 "기관과 고액 투자자의 신규 자본이 유입되면서 조정 국면에서도 손실폭은 비교적 제한적이었다"고 분석했다. 비트코인은 지난 3일 도미넌스가 64%를 일시 돌파하며 2021년 1월 이후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더퍼블릭 / 양원모 기자 ilchimwang@naver.com